(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1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한다.

주주 설득에 성공한 케이뱅크는 이로써 실탄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 여신 상품의 라인업을 강화해 카카오뱅크에 맞설 수 있게 됐다.

케이뱅크는 10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주당 5천 원의 신주 2천만 주를 발행키로 했다.

보통주 1천600만 주, 전환주 400만 주는 설립 당시 초기 자본금에 대한 주주사별보유 지분율에 따라 배정된다.

유상증자 이후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현행 2천500억 원에서 3천50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월평균 2천억 원씩 신용대출이 급증하며 예상보다 빨리 자본금 부족 사태를 겪었다.

올해 대출 목표를 5천억 원으로 잡았지만, 출범 70일 만에 이를 돌파하고 현재는 6천3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에 지난 6월에는 대표 신용대출 상품 '직장인 K'의 판매가 중단됐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급격히 빠른 가계 신용대출 속도를 줄여 자본 건전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에 선보이기로 계획했던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를 위한 소호 대출 등의 신규 상품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케이뱅크는 이번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된 이후 올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 1천500억 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당초 2천5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2~3년 내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경영실적에 따라 증자 일정을 앞당겼다"며 "3분기 안에 1천억 원 증자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케이뱅크의 증자에 힘입어 카카오뱅크도 조만간 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주주들과 함께 증자 실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본금 3천억 원인 카카오뱅크는 본인가 당시 2018년께 4천억 원 수준의 증자를 검토할 계획임을 밝혔으나 영업 시작 2주 만에 이를 전격적으로 앞당기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8일 오후 2시 기준 여신액은 7천700억 원으로 케이뱅크를 넘어선 상태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급증하는 대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내부 신용평가 기준을 상향 조정해 사실상 대출 한도를 축소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급증한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증자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안정성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주주들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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