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해 처음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 컬러레이홀딩스는 할인율 60%를 적용한 공모가에도 기관투자자에게 외면받았다. 2세대 중국기업의 국내 기업공개(IPO)를 선두에서 이끈 신한금융투자도 연이어 내상을 입게 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올해 첫 중국기업 상장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컬러레이홀딩스는 상장 첫날인 전일 10%의 오름세를 보였다. 주가는 선방했다는 평가이지만, 상장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색조 화장품 원료 제조기업인 컬러레이의 상장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였다. 신한금투는 최근 차이나 디스카운트 기조를 고려해 주당 평가가액 대비 38~60% 사이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밴드 하단인 3천800원에서 결정되며 60%의 높은 할인율이 적용됐다.

그런데도 공모 청약 경쟁률은 0.73대 1에 그쳤다. 이에 신한금투는 주관사 의무 인수분 66만주에 더해 실권주 128만주를 떠안게 됐다. 공모에 앞서 해외 NDR도 단행했으나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높은 벽만 절감했다.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며 가뜩이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기업의 잇따른 상장폐지로 차이나 디스카운트까지 더했다. 공모 청약에서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1천120만주 모두 의무 보유 확약 기간을 지정하지 않았다. 기관은 상장 첫날 380만주를 매도했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기업이 상장됐다. 신한금투는 선제적으로 중국 전문 인력을 영입하며 2세대 중국기업 상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상장된 6개 기업 중 신한금투가 3곳을 주관했으나 세 기업은 나란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신한금투는 앞서 지난 6월 중순 다른 중국기업인 그린소스인터내셔널의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중국에 조류독감이 발생하며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한 것은 비단 신한금투만의 일은 아니다. 당초 올해 10개 중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예견했으나 현재까지 컬러레이 단 한 개만이 상장에 성공했다. 현재 상장 심사 중인 중국기업은 유진투자증권이 주관한 윙입푸드가 유일하다.

지난 9일 중국원양자원이 재감사 감사보고서도 의견 거절을 받으며 사실상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에 더해 완리도 상장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시장 전반의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이날까지 완리에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완리가 7거래일 안에 적정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기업 IPO를 쉽게 포기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의 경우 상장 수수료가 국내 기업보다 훨씬 높아 흥행에 실패해도 수익성은 높다"며 "중국기업 IPO는 상대적으로 틈새시장이어서 국내 대형 딜을 따기에는 벅찬 중소형 증권사들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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