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서울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 조정 국면이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설전이 잦아들더라도,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큰 흐름과 맞물려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진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지난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4.69포인트(0.93%)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81포인트(1.45%) 밀렸고, 나스닥 지수는 135.46포인트(2.13%) 급락했다.

나스닥은 약 2주 동안 내림세에 있고, 다우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급격히 밀리면서 조정국면 초입에 들어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이어 북한이 '괌 주변사격' 위협으로 맞불을 놓으며 글로벌 불안 심리가 가중된 측면이 있지만, 이미 주식시장의 흐름은 조정 쪽에 기울어져 있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25일 사상 최고치인 2,453.17을 장중에 찍고 하향 세에 접어 들었고, 달러-원 환율도 이틀 뒤 연저점 1,110.50원을 내려선 뒤 꾸준하게 상승 흐름에 놓여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매일 1천억~5천억 원의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작년부터 대세 상승기에 접어든 유럽 증시는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조정을 받는 편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6월 하순 이후 내림세에 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5월부터 하락하고 있다.

주가 고점 인식과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 이슈, 유로화 가치 급등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유럽 주식이 무너지고 있었고, 미국 다우를 비롯해 코스피 등도 조정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으로 북한 이슈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지정학적 리스크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추가로 더 오른 것은 맞지만, 북한 문제가 가라앉더라도 코스피가 반등하지 않는 한 달러-원 환율이 급하게 밀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당장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주식 흐름보다는 북한 이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특히 외환당국의 속도 조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을 고려하더라도 며칠 동안 다소 무거운 흐름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 또는 마(MAR, 시장평균환율) 거래를 통해 달러 매수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북한의 추가도발, 관련국 대응 등) 사태진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작은 이벤트에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사태 추이와 국내외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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