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홈쇼핑업체 엔에스쇼핑이 부동산에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회사 하림산업을 통해 양재동 부지를 4천500억원에 매입한 엔에스쇼핑이 올 2분기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탓이다.

부동산 매입과정에서 차입금이 3천억원 넘게 증가해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부동산 매입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유형자산 규모 4년 사이 6배 증가…실적에 부정적 영향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에스쇼핑의 유형자산 규모는 지난 2012년 1천22억원, 2013년 1천135억원, 2014년 1천306억원, 2015년 1천474억원, 지난해 6천293억원, 올 상반기 6천344억원을 기록했다. 4~5년 사이 6.2배 증가했다.

지난해 유형자산 규모가 유독 급증했다.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금액을 보면 토지 4천738억원, 방송설비 2억원, 시설장치 2천932만원, 차량운반구 1억원, 임차시설물 개량권 6천353만원, 기타의 유형자산 9억원, 건설 중인 자산 129억원이다.

토지 취득금액이 약 5천억원으로, 지난해 유형자산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5년에는 토지 취득금액이 1억5천551만원에 불과했다.

작년 토지 매입규모가 커진 것은 엔에스쇼핑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파이시티)를 매입하는 데 약 4천525억원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이곳을 물류·유통·첨단산업 융복합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하림그룹은 도시물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가 증가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엔에스쇼핑의 부동산 매입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엔에스쇼핑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77.93% 급감했다.

부동산 세금(120억원대)이 올해 2분기에 반영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양재동 토지세가 2분기와 4분기에 각각 33%, 67% 반영됐다"며 "하지만 올해는 토지세가 2분기에 모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 부담도 '부정적'

대규모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도 엔에스쇼핑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림산업은 양재동 부지를 매입할 때 모회사인 엔에스쇼핑의 힘을 빌렸다. 하림산업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한 금액은 4천800억원이다. 엔에스쇼핑은 유상증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체 보유자금과 사채(1천800억원), 금융권 차입(1천300억원) 등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엔에스쇼핑의 순현금 구조는 순차입 구조로 전환됐다.

실제 엔에스쇼핑 총 차입금은 2012년 36억원, 2013년 0원, 2014년 12억원, 지난해 3천94억원, 올 상반기 2천910억원을 기록했다. 4~5년 사이 약 81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총 차입금이 줄었으나, 단기 차입금의 비중이 오히려 커졌다.

실제 단기 차입부채는 작년 87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천37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장기 차입부채는 2천224억원에서 1천54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엔에스쇼핑의 이자 부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2012년 3억849만원, 2013년 2억2천555만원, 2014년 1억6천67만원, 2015년 2억922만원, 지난해 54억129만원이다. 4년 사이 18배 증가했다. 엔에스쇼핑은 올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44억785만원을 냈다.

양재동 부지 매입이 엔에스쇼핑 기업가치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재동 부동산이 개발되기 전까지 부동산 보유 관련 세금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엔에스쇼핑 실적에 부정적 요소다. 양재동 부동산 매입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유통업 관점에서 보면 양재동 부지는 엔에스쇼핑의 기업가치 제고를 제한하는 이슈"라고 지적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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