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코스피가 11일 장중 30포인트 이상 빠지며 급락세를 연출했다. 외국인의 투매 속에서 지수는 단 4일 만에 70포인트를 후퇴하며 2,320대로 떨어졌다.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공통적으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재점화, 외국인의 IT 업종 투매, 원화 약세 등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을 코스피 조정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간 랠리를 이끌었던 IT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 4거래일간 코스피 전자·전기업종의 낙폭은 5.0%에 달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을 7천20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IT 종목에 대한 20일 누적 순매수는 2조5천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반기 주도주였던 IT주의 흔들림은 이미 예전부터 목격됐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조정장의 본질은 글로벌 IT 섹터에 누적된 주가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피로도 해소 과정에서 빚어진 외국인의 비중 축소"라고 분석했다.

반면 주도주의 손바뀜 조짐이 보이며 그간 비주도주였던 운송주와 유틸리티주의 반등이 나타났다.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운수·창고업종과 전기가스업종은 나란히 0.9%의 오름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도 두 업종에 대해 모두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자 내수주는 상승했다. 대표적 내수업종인 섬유·의복은 주요 22개 업종 가운데 이번 주 유일한 상승 폭을 나타냈다. 섬유·의복업종에는 90억원의 기관 자금과 5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동시에 몰리며 1.3% 강세를 보였다.

단기 급락장세에서 인버스 상품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KODEX200 선물 인버스 2배 ETF(상장지수펀드), ARIRANG 200 선물 인버스 2배 ETF, KBSTAR 200 선물 인버스 2배 ETF 등의 상품은 나란히 3.5%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인버스 상품을 50억원 이상 담았다. 기관은 KODEX 인버스 ETF만 180억원가량을 사들였다.

한 증권사 투자 전략 담당자는 "코스피의 단기 저점은 가장 보수적으로 보면 2,240선이 될 것"이라며 "오늘 주가 하락은 전일 장 후반 무리하게 낙폭을 축소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2,200대로 떨어지게 되면 상승 장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 전반에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며 "IT 업종의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IT 업종의 실적 성장 기조를 볼 때 주도주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므로 저가 매수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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