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잡아라"…금융지주 IT 인재 모시기 혈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디지털 금융 강화에 앞장선 신한금융지주가 서울대학교, 카이스트와 손을 잡는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고 영입하고자 산학협력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서울대학교, 카이스트와 산학협정을 맺고 디지털 금융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서울대에선 장병탁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함께한다. 최근 '국제 로보컵 대회'에서 한국팀의 최초 우승을 이끈 장 교수는 인공지능(AI) 권위자로 유명하다.

앞서 미국의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과 포괄적 제휴를 맺어 AI 투자를 늘리기로 한 신한금융은 관련 프로젝트 중 일부를 서울대와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에선 김우창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와 이건표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자문으로 참여한다.

김 교수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키맨으로 현재 그룹 내 계열사가 사용 중인 엠폴리오(M-Folio)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는 신한금융은 이 교수팀과 함께 금융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환경이나 경험(UX)을 설계하는 데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고려대학교에 '디지털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개설한 신한금융으로 이로써 산학협력을 세 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금융지주사 중 최대 규모다.

디지털 금융에 있어 전방위 인재 모집에 나선 신한금융은 그룹 내 인재 육성은 물론 영입에까지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2020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신한을 내세운 만큼 그룹 차원에서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하는 셈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이 거세지자 다른 금융지주들도 디지털 금융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가에 숱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과 교수와 함께 금융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를 주로 해온 김 교수팀은 KB금융 그룹사의 고객과 상품 관리에 대한 다양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KB금융 임직원들은 매달 카이스트 교수팀과 한 차례씩 만나 자사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자문을 받는다. 이달부터는 전 계열사 30명 직원을 대상으로 AI 기술과 관련한 직원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과 손잡고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빅데이터 마이닝 전문가로 알려진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직원 교육 프로그램과 디지털 금융 관련 프로젝트 추진을 함께할 대학교를 물색 중이다.

그간 자체적으로 블록체인과 데이터 분석가 양성 과정을 진행해 왔지만, 산학협력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사내 직원 교육을 위한 대학교 내 디지털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섭외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초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은행 기반 금융지주사들의 긴장감도 커졌다"며 "산학협력은 물론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금융의 범위를 넓혀가려는 시도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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