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러 요인을 살펴볼 때 코스닥 잔류가 현재 셀트리온에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을 두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동의서를 제출한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3%를 넘으면 임시 주주총회가 소집된다.

셀트리온이 이전 상장할 경우 유동성이 증가하고 가격 발견 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해 기업의 자본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투자자의 저변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 긍정적이다.

또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으로 그룹사가 나란히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도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적절하다는 것이 동의서를 제출한 소액주주들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의 코스닥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나, 주주들의 요구가 거세질 경우 코스닥 잔류를 고집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공매도 억제와 수급 개선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후광효과를 잃을 수 있다는 점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 대형 IT주 위주의 현재 장세 등의 요인으로 인해 셀트리온이 코스닥에 잔류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코스닥의 선도기업으로 단연 주목받는 입장에 있었다"며 "코스피로 이전하게 되면 여러 우량기업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고 코스닥 1위 기업이라는 후광효과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상승장의 수혜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장세는 소수의 IT주가 이끄는 장세이며 삼성전자 등의 비중은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주 위주 장세로 코스닥에서도 셀트리온, 카카오 등 대형주가 수급 측면에서 이득을 본 측면도 있다"며 "이전 상장 후 다른 대형주에 규모 면에서 밀리게 되면 이러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스피의 트레일링(최근 결산 실적 기준) 주가이익비율(PER)은 14배 수준인 데 비해, 코스닥의 PER은 40배를 상회하고 있다. 코스닥은 성장주 위주의 시장이라는 인식에 높은 밸류에이션에 큰 거부감이 없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피는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셀트리온의 PER은 75배이다. 셀트리온이 속한 코스닥 제약업종의 PER(적자기업 제외)은 170배인데, 코스피 의약품업종은 50배 수준이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다른 관계자는 "이전 상장한 종목들의 수개월 이후 주가 수익률을 봤을 때 승률은 5할 수준"이라며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이전 상장 시 시장 상황 등이 주가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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