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중소형사인 하이자산운용이 매년 신입을 공개 채용하기로 했다. 필요할 때마다 인턴을 채용한 후 이 중에서 정식 직원을 선발하는 자산운용업계 관행과 대비되는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은 올해 대졸 신입 2명과 고졸 신입 1명 등 총 3명을 신규 채용했다. 수습 한 달을 거친 후 전원 정식 채용했다. 하이자산운용은 매년 정기 공채를 진행해 신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런 채용 방식은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은 보통 정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다. 주로 필요할 때마다 소수의 인원을 채용하거나, 인턴을 뽑은 후 이 중에서 다시 필요한 인력을 골라 채용한다. 자산운용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정기 공채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직률도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자산운용업계의 자발적 이직률은 86.5%로 금융권에서 보험업계(87.7%) 다음으로 높다. 금융권의 자발적 이직률은 평균 65.8%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용 방식 때문에 이직률이 높은 것인지, 이직률이 높아 채용 방식이 필요할 때마다 뽑는 방식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서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자산운용은 이런 현상에 주목했다. 매년 공채를 진행하면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지고 이직률도 낮아질 것으로 봤다.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는 "처음 이직을 하는 게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그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며 "첫 직장에는 로열티를 가지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능력 증진도 고려했다. 매년 공채를 시행해 직원들이 기수에 따라 직급이 올라가고 업무 영역도 달라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결원이 발생하거나 업무 영역이 넓어질 때만 직원을 뽑으면 대부분 하던 일만 계속하게 된다"며 "직원들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 시야가 넓어지고 업무 능력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도 최 대표의 포부 중 하나다. 지난 4월 초 하이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그는 7월 초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눈치 보지 말고 휴가를 떠나라는 메시지였다. 본부장 이상은 휴가계를 제출할 때 대표에게 보고하던 관행도 없앴다.

최 대표는 "올해 펀드 자금 유출이 많은 상황에서도 하이자산운용은 자금이 순유입돼 분위기가 좋다"며 "로열티를 가지고 장기근속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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