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증권사 PI(고유자산운용·프랍) 부서들이 다수 투자에 나섰다.

기업이 망할 위험이 거의 없어 원금 보장 성격이 강한 데다 주가 반등 기대감에 단기간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월 BW를 발행한 계열사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 성공사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있었던 두산인프라코어 BW 일반 공모에는 3천480억원 모집에 8조1천여억원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23.3대 1에 달했다.

BW는 일정 기간 내에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회사의 새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회사채를 말한다.

이번에 발행된 두산인프라코어 BW는 5년 만기에 표면이자 2%, 만기·조기상환 수익률은 4.75%다. 이는 지난 5월 두산중공업이 발행한 BW 조건(표면이자 1%, 만기수익률 2.0%)보다 두 배 이상 낫다.

투자자들에게는 발행일로부터 3년 후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부여됐고, BW에 행사가액 조정 조건(리픽싱ㆍ80%)이 붙었다. 리픽싱이란 신주를 인수할 때 주가 상황에 따라 더 싼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조건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우량기업이 BW를 발행하면서 케이프·메리츠 등 다수 증권사 고유자산운용부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 BW 투자에 나섰다.

케이프투자증권은 80억원을 청약해 3억4천만원을 배정받았다.

BW의 발행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리스크가 사라지기 때문에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채권은 5영업일 이내에 팔고, 나중에 분리 상장되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은 차익거래를 해서 한 달 사이에 3~5% 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수익률은 최소 30%대에 달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수백억원을 배정받았다. 이 중 일부는 상품을 만들어서 다른 투자자들에게 셀다운하는 식으로 리스크 헷지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BW 청약에 나선 한 대형증권사 프랍 관계자는 "BW는 채권 베이스로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된다. 이는 PI가 아주 좋아하는 성격의 투자처"라면서 "채권과 워런트를 따로 거래하면 월 수익률 6~7% 정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채권 수익률은 7.97%에 달했다.

그는 이어 "BW를 발행하면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에 우량기업들은 BW를 잘 발행하지 않는다. 주로 코스닥 기업들이 BW를 발행하는데 이런 기업들은 만기가 지나도 돈을 갚지 못하는 기한이익 상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같은 경우는 단기간에 망할 위험이 희박한데 BW를 발행했다. 투자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