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가 될지 관심이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시장별(화면번호 3304)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5천9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2015년 8월 24일(약 7천300억원) 이후 2년 만의 최대치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보여준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만에 벌써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8.40원 급등하며 1,130원선과 1,140원선을 차례로 돌파했고 장중에는 1,150원선의 턱밑까지 다가서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화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및 코스피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화의 움직임이 위험회피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코스피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하고 코스피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달러화 방향은 위쪽으로 더 열어둘 만 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자금 중 일부가 달러 매수로 이어지고 있는 점이 코스피와 달러화의 상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주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는 동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커스터디은행을 통한 매수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달러화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외 시장에서 커스터디 물량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외국인 주식 매도 자금들이 달러 수요로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며 "이로 인해 달러화가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거침없는 주식 순매도에 달러화가 1,150원선을 넘어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더 이어진다면 달러화의 전 고점이 1,157원선이었던 만큼 상승 여력은 충분해 1,150원선을 넘어설 수 있을것"이라며 "정세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있어 전 고점을 넘을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북한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시장 이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하며 지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지난 11일 나흘 연속 상승한 끝에 69.77bp를 기록하며 지난해 2월 26일(69.77bp)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21일 시작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전까지는 위험회피 심리가 유지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by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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