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 총자산이 6월 말 기준 500조 엔을 넘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웃돌았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은행이 국채 등 금융자산을 대량으로 매입해 어떻게든 2% 물가 목표를 달성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금융시장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6월 말 일본은행의 총자산은 502조 엔(약 5천261조 원)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규모를 기록했다.

달러당 엔화 가치 110엔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조5천600만 달러로, 6월 연준의 총자산인 4조4천600억 달러를 웃돈다.

연준이 2008년 양적 완화를 시작한 이후 첫 역전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543조 엔(4조2천억 유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준은 오는 9월 보유자산 축소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ECB도 자산 매입 축소를 가을에 논의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향후에도 연 80조 엔 속도의 국채 매입을 지속하면 내년 일본은행이 ECB를 제치고 총자산이 세계 최대인 중앙은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과 미국, 유럽이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물가 하락이 지속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다.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면 시중 금리가 하락해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유럽과 미국은 물가 상승을 시작으로 통화 정책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0%에 가까워 금융완화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2%의 물가 목표 달성 시기를 '2019년도쯤'으로 연기해 이때까지 보유자산 확대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부작용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대량으로 국채를 계속 매입하면서 은행과 생명보험사 등 투자자들은 국채 시장에서 손을 뗀 상태다. 향후 일본은행이 국채를 팔려고 해도 매수자가 적어 금리 급등락을 초래해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도단리서치는 "금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가는 빚을 늘리기 쉽다"며 "향후 국민에게 청구서가 돌아오면(실수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일본은행은 이를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금리 하락이 설비투자나 주택 매입, 엔화 약세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와 같은 경기부양 효과와 자산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밸런스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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