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우대 수수료 적용 중소 및 영세 가맹점 범위 확대와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방침 등으로 새 정부 들어 신용카드사 경영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오름세를 타면서 조달 여건 악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내 전업계 카드사별 조달 상황 및 주요 이슈를 점검하고 사별 대응 전략을 연재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신한카드는 업계 1위 카드사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대비 차입금(카드채)의 평균 잔존만기가 짧아지는 등 조달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회사채 시장 전반적으로 장기물 수요가 부족했던 탓이다.

정부의 우대 수수료 가맹점 범위 확대 등 규제 강화의 악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신한카드는 14일 하반기에는 카드채 발행의 평균 만기를 4년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장기물 발행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장기물 조달 쉽지 않네…차입 만기구조 악화

신한카드는 상반기 카드채 평균 잔존만기가 지난해 말보다 다소 줄어드는 등 만기 장기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카드채 시장에서 총 1조6천600억 원을 조달했다.

이 기간 3년물 기준 신한카드 카드채의 민평 금리는 1.91%에서 2.06% 사이에서 주로 움직였다. 평균 금리는 1.99%로 지난해의 1.80%보다 19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악화했다.

상반기 국고채 대비 신한카드 카드채(3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26.6bp에서 35.5bp 사이에서 등락했다. 같은 등급(AA+) 카드채 전체의 스프레드 동향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8월 들어서는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37bp까지 벌어지는 등 조달 여건이 다소 악화했다.

기업계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조달 환경이 유지됐지만, 당초 장기물 발행을 통한 만기 분산 등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신한카드의 카드채 평균 잔존만기는 상반기 말 기준 1.98년가량으로 지난해 말 2.13년보다 짧아졌다. 같은 신용등급 평균적 카드채 잔존만기보다는 길었지만, 올해 상반기 채권 차입의 잔존만기를 다소 늘린 KB카드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상반기 발행 1조7천억 원가량 중 만기 4년 이상 장기물의 발행은 5천580억 원가량에 그쳤다.

신한카드는 관계자는 "상반기 카드채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 실행 및 신정부 출범 기대감, 국내 성장률 상향 기대감 등으로 금리 대세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어 채권운용기관이 듀레이션 축소 경향을 보이며 장기물 매출에 영향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상반기 해외 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확대했다. 상반기 말 기준 ABS 잔액은 2조6천억 원가량으로 지난해 말 1조9천억 원보다 7천억 원 이상 늘었다.

◇3분기 발행 확대 예상…조달 만기 평균 4년 목표

신한카드는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조달 여건이 악화할 4분기보다 3분기에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조달 만기 평균 4년을 목표로 삼아 만기 평탄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산 축소와 기준금리 1회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4분기보다는 3분기 중 카드사들이 선제 조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한카드는 ABS 차환 및 카드채 조달로 필요 유동성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균 만기 4년을 목표로 차입금 만기도래 규모를 평탄화하는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신한카드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점은 조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7% 이상 늘어난 6천312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지만, 이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충당금 환입과 비자카드 지분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순익 규모가 3천600억 원가량에 달했던 덕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고하고 보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4%가량 급감해, KB국민카드 등 경쟁사보다 감소 폭이 컸다.

신한카드가 카드시장 점유율 20% 내외의 압도적 1위인 점도 오히려 정부 규제 강화에 따른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새 정부가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 및 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각각 연 매출 3억 원과 5억 원으로 상향하면서 신한카드의 경우 연간 800억 원 내외의 수수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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