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후퇴 역시 실적에 발목



(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미국의 2분기 실적이 우수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소비 업종 실적은 부진하다고 15일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2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1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들 역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실제로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에너지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들은 그동안 유가 하락으로 매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후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여전히 유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에너지 기업들의 경우 비용 절감, 자산 매각, 비핵심 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뒤를 이어 기술주들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의 FANG 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경기 소비재 부문의 경우 실적이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건강 관리 및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필수 소비재 부문의 경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순이익이 3.4% 증가에 그치고 있다.

애머리프라이스의 데이비드 조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소비는 지금 괜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임금 상승률도 높지 않아 사람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경기 소비재가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고 필수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7%로 크지는 않지만,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들이 입법되지 못하고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역시 기업들의 투자를 제한한다는 분석이다. JP모건에 따르면 S&P500의 기업들은 지난 2분기 600억 달러의 잉여 현금을 생산했다. 이는 지난 12개월 평균치인 220억 적자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JP모건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전략가는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이 투자 활동을 하지 않게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한 기업들은 지난 4분기 대비 줄어들었다고 리서치 회사 센티오가 분석했다.

센티오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376번 거론됐으며 1분기 실적 발표 때도 139번 거론됐다.

그러나 세제 개편에 대한 언급은 4분기 39번에서 1분기 14번으로 내려갔으며 2분기에는 한 번에 그쳤다. 또한, 헬스 케어와 관련된 언급도 4분기 13번에서 1분기 10번, 2분기에는 한 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언급도 4분기부터 2분기까지 39번에서 23번으로, 이후 11번으로 내려갔다.

이에 대해 팩트셋 존 버터스 선임 실적 전략가는 “지난 6개월간 트럼프에 대한 언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올해 초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실행될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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