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손성원 캘리포니아대학 석좌교수는 한국은행이 정부와 협력해 한국 경제의 장기 낙관론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15일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정부의 추경편성에 맞춰 한은도 금리를 깜짝 인하하는 등의 조치로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도체와 선박을 빼면 한국 수출 증가세가 크지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한은이 인하하면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금리 차보다 중요한 것이 장기 성장률이다"라며 "금리 차로 빠져나가는 핫머니보다는 해외 자금이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성을 믿고 들어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 주장을 매해 지속해오고 있다.

손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25bp, 50bp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최근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저서에서 통화정책 효과의 90%는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용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 같은 지엽적인 이유를 통화정책 실행의 핑계로 대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때여서 연준도 앞으로 금리를 많이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한은이 팽창적 통화정책을 펼쳐야 할 다른 이유도 제시했다.

그는 또 정부의 추경은 단기적으로 성장에 도움되지만, 재정적자를 확대하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규제완화와 관련해, 미국이 1949년 당시의 규제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2011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3.7배로 커진다는 연구자료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도 장기 성장책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이 앞으로 벌일 미국과 무역협상과 관련해, 우선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라고 주문했다.

손 교수는 아울러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 배경은 소비자들의 과도한 소비가 원인이라는 점을 활용해 미국 협상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손 교수는 최근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과거 변수에 넣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 성장정책 효과를 모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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