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올해 상반기 자본확충에 적극 나섰던 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순위채를 주요 자본조달 수단으로 사용하던 보험사들이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2021년에 도입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연착륙을 위해 단계적 자본확충을 유도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교보생명은 5억 달러(5천670여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현대라이프생명은 8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는 보험사들이 상반기에 3조 원에 육박하는 자본확충을 단행했던 것과 비교된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화손보가 각각 5천억 원과 350억 원, 3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후순위채의 경우 하나생명 500억 원, 흥국생명 150억 원, NH농협생명 5천억 원, DGB생명 550억 원, 현대해상 5천억 원, 동부화재 4천99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회계상 부채가 급증하는 결과가 벌어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추가로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본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일단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예컨대 보험사 후순위채 금리의 기본이 되는 국고채 5년물의 경우 올해 초 1% 후반대에서 움직였지만,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최근 2%를 넘어섰다.

상반기에는 3% 중반에 발행했던 후순위채 금리가 이제는 4%를 넘어설 수 있어 비용 부담이 더 커진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책임준비금 적립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RBC가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재무건전성 확보 협약을 체결하고 부채 추가적립을 1년간 면제해주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본조달 비용 부담이 상반기와 달리 커져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발행 시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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