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삼성전자가 1조 원에 가까운 2분기 중간 배당을 시행하는 가운데 외국인 달러 매수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 여부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한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연속 순매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지급된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재투자되기보다 역송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한 주당 7천 원씩, 총 약 9천653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 중 외국인에 배정된 배당금은 약 6천19억 원이다.

배당금 규모 자체는 중간 배당인 만큼 크지 않지만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이전보다 위축된 상황이어서 역송금 비중이 커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주에는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커스터디 은행을 통한 달러 매수 물량이 다수 나오기도 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자금 중 일부가 달러 매수로 이어진 것이다.

A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같은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등 북한 리스크가 여전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안정을 찾기는 힘들다"며 "과거보다 배당금의 역송금 정도가 강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삼성전자의 배당이 외국인 달러 매수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면서도 "현재 북한 리스크로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국내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역송금 가능성은 과거보다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지급되는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역송금되더라도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전체 규모가 작아 큰 변동성을 줄 만한 재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배당금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가 일시적인 상승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도 배당에 의해 달러화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약 2조3천억 원 규모의 정기 배당을 시행할 당시에도 역송금 경계로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송금 규모가 2억~3억 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면서 영향력이 제한됐다.

B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 역송금 물량이 나오면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크게 상승한 사례가 없어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도 "배당에 따른 역송금 경계는 보통 경계 수준에서 끝나고 영향력이 작았다"며 "달러화 하방 경직성을 주는 심리적인 요인 정도로 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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