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3인자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이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들리 총재는 14일 한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전망한대로 진행된다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의 매파 발언을 한 데다 7월 소매판매가 작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면서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1.4% 반영했다. 지난 11일 37.4%에서 대폭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도 연준 금리 인상 기대감 고조와 북한 리스크 완화로 110엔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1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더들리 총재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더들리 총재는 금융환경이 완화적인 배경으로 주가 상승과 신용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금리 차) 축소, 달러화 약세 등을 꼽았다.

하지만 신문은 이와 같은 요소가 연준의 금리 인상 관측에 '닭과 달걀'과 같은 관계라고 판단했다.

최근 1~2개월간 물가상승률 둔화로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됐고, 이에 따라 나타난 달러 약세가 주가와 신용 시장을 지지했다는 설명이다.

연준의 매파적인 색조가 강해지면 주가 상승, 신용 스프레드 축소, 달러화 약세 흐름이 뒤바뀌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워진다.

또 북한 리스크로 하락했던 미국 주가는 이번 주 들어 일단 회복됐지만, 북한을 둘러싼 상황을 예단하기 어려워 시장 심리가 언제든 다시 악화돼도 이상하지 않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게다가 더들리 총재는 금리 인상에 찬성하려면 '경제가 전망대로 진행돼야'한다는 점을 전제로 뒀다.

그의 금리 인상 용인 발언은 연내 금리가 인상돼도 시장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물가 상승세가 부진함을 벗고 회복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 미국 증권사 금리 트레이딩 책임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내년 봄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보유자산 축소를 개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책임자는 "보유자산 축소는 장기 금리를 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을 천천히 진행하면 단기 금리는 상승하지 않고 장기 금리가 오른다"며 "이처럼 금융기관에 메리트가 큰 수익률 곡선을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달러화를 되사는 움직임이 나왔지만 달러 강세가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분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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