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현대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 달이 지나도록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매각이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스톤 PE는 지난 4월 28일 현대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자산운용은 통합 전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로 현재 KB증권 자회사이자 KB금융의 손자 회사다.

운용자산(AUM) 규모는 작년 말 기준 7조6천억원이며 주식·채권뿐 아니라 해외부동산, 항공기, 사회간접자본 등 대체투자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 인수전 당시 대신증권과 키움자산운용 등 7개 업체가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키스톤 PE는 500억원 대의 통 큰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하지만 지난 4월 말 우협 선정 후 6주가 다 돼가도록 양사가 SPA를 체결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키스톤 PE의 최종 인수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 M&A 딜의 경우 기업 실사부터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4주~6주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키스톤 PE는 과거에도 리딩투자증권, 예성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최종 인수에서는 실패한 전력이 있어 이러한 우려에 불을 지폈다.

키스톤 PE는 현재 현대자산운용에 대한 실사를 따로 진행하지 않고, 진술 및 보장 조건으로 이를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스톤 PE는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2012년 5월에 세운 사모펀드로 현재 HMC투자증권 사장 출신의 제갈걸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제 회장은 지난 2014년 회사를 맡아 동부건설, 국제종합기계 등의 딜을 진행했다. 키스톤 PE는 최근 대우조선해양건설 매각 건에도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한 PE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산 넘어 산이다"라며 "SPA 협상도 쉽지 않을뿐더러 자금 조달이 안 됐을 경우에는 돈도 구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과거 증권가 매물 중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수차례 바꾸며 인수전이 수년간 지연됐었다. 과거 한 증권사 딜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이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딜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금융 업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산운용사를 산다고 나선 상황에서 선뜻 펀딩에 나설 출자자를 모으기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KB증권 관계자는 "매각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고, 일정이 늦춰진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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