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KB국민카드는 금융그룹 계열로 안정적인 조달시장 지위를 올해 상반기도 유지해다.

KB국민카드는 다만 수익성 개선 등 구체적인 성과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올해 초 카드론 등 대출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여파로 향후 대출분야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KB국민카드는 16일 하반기 금융그룹의 하반기 중장기 카드채 위주의 차입 전략을 유지하면서 향후 급격한 조달시장 경색 등의 위험에 대비해 적정 유동성 확보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반기 조달 만기 장기화…해외 조달도 확대

KB국민카드는 상반기 카드채 평균 잔존만기를 지난해 말보다 다소 늘리는 등 선방했다.

특히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확대하면서 조달원을 다양화한 반면 전단재단기사채나 CP 등 단기 차입의 비중을 축소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카드채 시장에서 총 2조1천650억 원을 조달했다. 순발행액도 1조 원가량으로 발행이 활발했다.

이 기간 3년물 기준 KB국민 카드채의 민평 금리는 1.91%에서 2.06% 사이에서 주로 움직였다. 평균 금리는 1.99%로 지난해의 1.81%보다 18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악화했다.

상반기 국고채 대비 KB국민카드 카드채(3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27.5bp에서 35.5bp 사이에서 등락했다. 같은 등급(AA+) 카드채 전체의 스프레드 동향과 큰 괴리 없이 업계 평균 수준의 움직임을 유지했다.

K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이란 배경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우호적이 조달환경을 유지하는 가운데 차입 구조도 개선했다.

카드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상반기 말 기준 2.08년가량으로 지난해 말 2.03년보다 개선됐다. 신한카드나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같은 등급 경쟁사의 카드채 잔존만기가 다소 짧아진 것과 대비됐다.

ABS 발행을 통해 해외 차입을 확대한 점도 특징적이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3천420억 원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총 차입금 중 해외 ABS 비중은 지난해 말 3.3%이던 데서 6.2%로 개선됐다.

◇하반기 시장경색 대비 유동성 확보…장기채 부진 우려

KB국민카드는 하반기에도 중장기 위주의 차입 구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양적 완화 축소, 국내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조달시장이 경색될 경우를 대비한 유동성 확보도 병행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 자금 관계자는 "상반기는 전반적인 크레디트 채권의 약세 속에 하반기 금리 인상 경계감과 불확실성으로 투자 수요는 2년 이하 단기물에 몰리는 양상을 보였다"며 "하반기 중 국내 채권 금리는 완만한 상승이 예상되며 카드사에 대한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중장 기물 수요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국민카드는 그러면서 "중장기 차입 위주의 안정적인 차입부채 구조를 유지하고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시장경색 가능성에 대비 적정 유동성 확보도 병행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의 경우 금융지주 계열 특성상 하반기에 불거질 특이 요인은 많지 않지만, 새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응한 수익성 개선 여부가 조달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3천171억 원으로 전년보다 11% 급감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는 1천535억 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정부가 영세 및 중소가맹점 범위를 기존 2억 원과 3억 원에서 3억 원과 5억 원으로 인상하면서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내년부터는 법정 최고금리도 현행 27.9%에서 24%로 인하된다. 단기대출이나 연체금리 등의 하향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카드론 등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여파로 향후 대출 영업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대출자산의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7%로 사실상 제한한 가운데, KB국민카드는 1분기에만 6% 가까이 대출자산을 늘렸던 바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2분기 대출자산을 거의 늘리지 못했고, 하반기에도 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률 제고는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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