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취임 100일이 다 되도록 금융권 인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부동산 정책과 가계부채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취종구 금융위원장과 손발을 맞출 사무처장과 상임위원 등 1급 인사 발표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차관급인 금감원장을 비롯해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인사 발표 시기는 이번 달을 넘길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 1급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면서 후속 인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인사 검증이 늦어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금융권에 대한 청와대 인사 검증이 이달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달 금감원장 인사를 시작으로 후속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관심은 금감원장이다.

일찌감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은보(28회) 전 금융위 부위원장,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되다 민간 출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금감원 내부 출신의 기용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최근에는 청와대가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 등 현안이 산적하다 보니 진웅섭 금감원장이 11월 임기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위 1급 인사와 맞물려 진행될 경우 금감원장 인사가 내달 중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크다.

금감원장 인선 이후로 금융공기업 기관장 인사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등이다.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과 내년 5월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뿐 아니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도 새 정부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종구 위원장의 자리이동으로 각각 지난 1월, 지난 7월부터 공석인 SGI서울보증과 수출입은행장 인선도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기관장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주요 공약 중 하나가 금융계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 근절이었던 만큼 새 정부 첫 금융권 수장 선임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많았던 만큼 문 대통령과의 인연 등에 의해서만 선임하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권 인사가 늦어지고 소외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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