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의장 거취 결정도 안 났는데…"시점 부적절"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유력한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두고 월가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연준의 실질적 3인자인 더들리 총재가 재닛 옐런 현 의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콘 위원장을 '지원사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올 수도 있어서다.

더들리 총재는 지난 14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콘 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게리는 합당한 후보(reasonable candidate)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들리 총재는 콘 위원장은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서 "연준 의장이나 이사, 지역 연은 총재가 되는 데 내가 가진 경제학 박사학위가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콘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으나, 경제학 박사학위가 없고 통화정책에 대한 경험도 전현 없다는 점에서 연준 의장으로는 자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페드워처(연준 분석가)인 DS이코노믹스의 다이앤 스웡크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더들리 총재의 발언 시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옐렌 의장이 떠날지 여부에 대해 듣지 못했다"면서 "이런 시기에 연준의 누구라도 새 의장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들리 총재가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은 한 것 같다면서도 "그것(차기 연준 의장)에 대해 뭔가 말하는 것이 사람들이 떠들도록 만든다"고 꼬집었다.

캐피털알파 파트너스의 이언 카츠 애널리스트는 연준 관계자들은 보통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면서 더들리 총재의 발언이 "다소 놀라웠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경제학 박사학위 유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더들리 총재와 콘 위원장은 골드만삭스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더들리 총재는 1986년부터 2007년까지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뒤 뉴욕 연은에 들어왔고, 2009년 1월 티머시 가이트너 전 총재의 뒤를 이어 뉴욕 연은의 수장이 됐다.

콘 위원장은 골드만삭스의 FICC(채권, 외환, 원자재) 사업부 대표를 거친 뒤 사장(최고운영책임자, COO)까지 지낸 인물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이라는 점이 콘 위원장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서치업체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줄리아 코로나도 창립자는 "뉴욕 연은 총재와 연준 의장이 모두 골드만 출신이라는 점이 많은 미국인에게 고무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2월 취임한 옐런 현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 종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옐런 의장과 콘 위원장을 거론한 바 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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