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두 번째 단독 회동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윤시윤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엄중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필요시 단호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기로 협의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16일 명동 은행회관 16층 뱅커스클럽에서 오찬을 가지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을 면밀하게 보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면 협의를 통해 단호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도 "금주 들어 (북한 리스크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북핵 리스크 진행 양상에 따라서 재현될 소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에 대응해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와 상당 규모의 외환 보유고 등 우리 경제 기초 여건이 양호한 점을 감안해보면 아직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듯하다"면서도 "그래도 경각심 가지고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경제 수장은 이 자리에서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과 향후 예산안 처리 과정에 대한 언급도 했다.

이 총재는 "오늘 오찬에서는 북한 리스크 영향과 대응 방안뿐 아니라 국내외 금융 경제의 여러 문제를 이야기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한은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부총리도 이에 공감하고 적극적 재정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김 부총리도 이에 대해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막바지로 들어섰다"며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할 일은 하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총재의 말씀대로 정부도 같은 입장에서 조치를 취해 왔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재정 건전성 문제에서도 세출 구조조정을 아주 강하게 하면서 재정 수지나 국가채무와 관련한 것들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총재와 만나 지금 북한 문제 등 시장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경제 상황 전반에 대해서 의견 교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10여 년 전 금융위기 이후 상황 해결을 위해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김 부총리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고, 이 총재는 한은 부총재보였다.

한편, 지난 6월 오찬과 마찬가지로 이번 오찬도 배석자 없이 부총리와 한은 총재 단둘이 했다.

역대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두 달여 만에 다음 회동을 가진 적은 처음이다.

식사 메뉴는 중식으로 한은과 기재부가 각자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장에는 이 총재가 먼저 도착했다.

이 총재는 11시 41분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총재는 부총리를 기다리며 입구에 서서 공보관과 일정을 확인하는 등 대화를 나눴다.

김 부총리는 약속된 오찬 시간인 11시 45분을 넘긴 47분 오찬장에 도착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입구에서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부총리는 늦어서 죄송하다고도 전했다.

모두 발언이 끝나고 58분 무렵 포토 세션도 종료됐다. 오찬장에는 김 부총리와 이 총재만 남고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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