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미국 고용지표와 관련한 색다른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동안 총 임금 상승을 지연했던 세부 항목의 임금 상승이 눈에 띄게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샌프란 연은은 14일(현지시간) 7월 고용지표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으며 "임금 상승률에 대한 '숨겨진 내용(underlying story)'은 헤드라인 숫자가 의미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노동부는 7월 민간부문의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9센트(0.34%) 오른 26.36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으로, 월가 전망치는 0.3% 상승이었다.

주간 임금 상승률의 중간값은 전년 대비 4.2%였는데, 이것은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샌프란 연은은 이에 대해 "안정적인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과 그렇지 않은 근로자의 상승률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의 그래프에서 푸른 점선을 보인 것은 전년 대비 4.2%의 상승률을 보인 정규직 근로자의 주간 임금 상승률 중간값이다.

총임금 상승의 중간값(검은 선)은 계속해서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푸른 점선)보다 뒤처졌다.

붉은 점선은 정규직으로 유입되거나 정규직에서 제외된 비정규직 직원의 임금 상승 중간값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정규직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다.

샌프란 연은은 붉은 점선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은은 "정규직으로 진입하거나 비정규직의 근로자들(붉은 점선)로 인해 총임금 상승이 지연되는 것은 노동 구성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으로 신규 진입하거나 ▲실업에서 비실업 상태로 들어왔거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근로자들은 시장 평균보다 임금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강한 고용 증가(정규직의 신규 또는 재진입 증가)가 평균 임금을 끌어내리고 임금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근로자(저임금 근로자)가 늘어날수록 전반적인 임금 상승 속도는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은은 "가장 최근에는 정규직으로의 진입 또는 비정규직의 임금 상승(붉은 점선)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이것은 향후 더욱 강한 임금 상승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체 임금 상승을 지연하던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반등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곧 전체 임금의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연은의 관측이다.

한편, 신규 또는 재진입 근로자의 증가로 전체 임금 상승이 지연되는 것은 고소득의 베이비붐 세대가 대규모로 퇴장하며 더욱 두드러진다는 게 연은의 설명이다.

연은은 "많은 사람이 여전히 은퇴에 직면하는 가운데 소위 말하는 '실버 쓰나미(Silver Tsunami)'는 당분간 총임금의 상승을 지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이런 요인들은 주간 임금 중간값의 성장을 2% 가까이 지연시켰고, 일반적인 기대치보다 큰 파급력을 의미한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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