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최근 금융업계에서 향후 폭락할만한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헤지펀드 운용 담당자와 투자은행 직원들이 모이면 약속이나 한 듯 폭락 자산을 찾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게 최근의 풍조라고 전했다. '당신의 빅숏은 무엇'인지 서로 묻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신문은 최근 북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갔을 때 엔화 매수·주식 매도가 확대된 기저에는 '시장의 평온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순 없다'는 회의감에 숏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이 혼란을 증폭시킬 장치의 존재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금융기관은 리스크를 취할 수 없게 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저하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증권사 등 딜러의 회사채 보유액은 10년 전에 비해 5분의 1 정도로 줄어들어 '마켓 메이킹'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한 미국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투자신탁이나 상장지수펀드(ETF)가 어떤 이유로 회사채 매각을 서두른다면 패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신문은 시장을 더욱 혼란케 하는 '증폭 장치'는 있는데 무엇이 혼란을 촉발할지 내다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혼란을 촉발할만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은 바로 미국 소매업이다.

인터넷 쇼핑몰 확산으로 유통 대기업인 시어스 홀딩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거론되고 있다.

10년 전을 떠올리는 시장 관계자들은 부채와 신용 위험, 금융 시스템 위기에서 혼란의 싹을 찾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곳이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쿄해상에셋매니지먼트의 히라야마 겐이치 운용전략부장은 통화 시스템이 발화점이 될 수 있다며, 한 예로 홍콩달러를 들었다.

그는 홍콩과 중국 본토는 경제적인 연결 고리는 강한데 통화가 다르고, 단기 금리 방향도 제각각이 되기 쉬워 향후 혼란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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