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운용업계 재편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격차가 벌어지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악화했으나 운용사들은 여전히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M&A 시장에 등장한 자산운용사들이 인기 매물로 떠올랐다. 현대자산운용과 칸서스자산운용이 새 주인을 찾았고, 파인브릿지자산운용 등 소형 운용사의 주인도 바뀌었다.

지난 4월에 진행된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대신증권 등 쟁쟁한 인수 후보군이 모였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500억원 이상을 베팅하며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칸서스자산운용 인수 열기도 뜨거웠다. 칸서스자산운용 인수전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웨일인베스트먼트와 싱가포르계 부동산 운용사인 ARA, 신원종합개발 등 비금융기업도 참여했다.

최종적으로 웨일인베스트먼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 400만주를 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철도 신호제어 시스템 업체인 대아이티아이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두 자산운용사 외에도 소형 자산운용사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에셋원자산운용(구 파인브릿지자산운용)은 지난달 최대주주가 파인브릿지자산운용아시아리미티드에서 사모펀드 레드메사가 설립한 로건패스 PEF로 변경됐다.

자산운용업계는 일부 대형 운용사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독식하는 현상이 연출되며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업황 개선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그런데도 소위 '돈 좀 있는' 일반 기업들까지 자산운용사 인수를 노리고 있다.

에프지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건설업체인 삼호개발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팡게임이라는 게임업체는 첼시자산운용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국토지신탁에 인수된 마이애셋자산운용은 코레이트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를 지루한 인가 절차 등에서 찾고 있다. 지난 2015년 자산운용사 인가 정책이 다소 변경되며 진입 장벽이 낮아졌지만, 최종 인가까지 1년이 걸리기도 한다. 새 회사를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 운용사를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인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설립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 보유 등의 요건이 있는데 인가를 받을 때까지 영업은 못 하면서 월급만 줘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운용사 설립이 어려워 일반 법인으로 등록한 후 보유 자본을 가지고 주식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며 "돈 있는 기업들이 종합 자산운용업 신규 진출을 위해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어 일부 운용사의 주인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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