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업계의 채용계획을 비롯한 하반기 일자리 운용 방향 파악에 나섰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신규 고용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주 증권사들에 하반기 채용계획 및 최근 동향을 조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조사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일자리 창출을 늘리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내달 예정된 금융권 일자리 창출 대책 발표를 앞두고 조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증권사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업계 전체의 채용 동향 파악에 나섰다"며 "계약직이 많은 증권업계의 실상을 파악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쪽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지난 6월부터 구체적으로 일자리 정책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공공부문에 81만개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민간기업 대상으로도 비정규직 실태를 조사해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제도'를 운영하고 비정규직 과다 고용 대기업에는 고용부담금 도입까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증권사들도 하반기 인력 운용 계획을 고민 중이다.

대다수 증권사는 하반기 채용에 나설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를 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앞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 기관의 경우 비정규직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 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장 먼저 채용에 나선 곳은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이다. 이들은 지난달 채용연계형 인턴 채용 공고를 내고, 현재 채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도 합병 후 약 3년만에 공채에 나설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

또 이달 21일 중앙대학교에서 열리는 잡페어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자 대상으로 업무직 직원을 우선 채용할 계획이다. 인원수는 10명 안팎이다.

KB증권과 삼성증권도 하반기 채용에 나설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100여명정도 대학생 신입 공채를 해왔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필요에 따라 신입 4명을 뽑았다. 오는 11월경 공채를 통해 더 많이 뽑을 예정이다.

한 증권사 인사 담당 임원은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추려면 채용 규모를 늘려야 하지만, 핀테크 발전 등으로 인력 수요가 줄고 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 등도 제기되고 있어 채용 규모를 정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 채용이란 게 계약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추정적인 자료밖에 낼 수 없다"면서도 "정부가 발 벗고 나서 비정규직, 신규 채용을 장려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고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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