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지난해 태평로 본사를 매각한 삼성생명이 투자용 부동산 규모를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투자용 부동산 규모는 4조2천33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천333억 원가량 감소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부동산 자산을 꾸준히 매각하면서 투자용 부동산 규모도 절반가량 감소한 것이다. 86개였던 소유 부동산도 71곳으로 줄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태평로 본관 사옥을 부영그룹에 5천억 원대에 매각한 데 이어 종로타워, 태평로 빌딩 등 1조 원이 넘는 국내 부동산을 팔았다.

지난 6월에는 역삼동 빌딩을 계열사 삼성SRA자산운용에 2천78억 원에 매도했다.

최근에는 중구 순화동에 있는 오피스빌딩 에이스 타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에이스 타워는 지난 2012년 삼성생명이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매입한 건물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등에 대비해 삼성생명이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을 팔고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회계상 부채가 갑작스럽게 급증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할 수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RBC비율은 331.8%로 작년 말보다 3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국내 투자용 부동산을 줄이는 대신 삼성생명은 삼성 금융 계열사와 함께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SRA자산운용 컨소시엄에 참여해 독일의 코메르츠방크타워 인수에 참여했으며 2015년에는 미국 시카고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BMO해리스은행 본사 건물을 매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실제 사용하는 사무실과 영업 전략적 요충지 건물 외에 투자용 부동산은 보통 5년마다 보유 여부에 대해 재검토를 한다"며 "임대료 수익이 더 날 것으로 기대되는 부동산은 계속 보유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매각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이익률 하락 속에서 해외와 대체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생명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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