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자본이나 자산규모에 비해 넘칠 정도로 인재를 확보하겠다". 최희문 사장이 201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밝힌 대로 메리츠종금증권이 인력을 확충하고 이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최 사장의 전략이 들어 맞아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내고 성과급 또한 후하게 지급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평균 근속 연수도 짧아 그림자 또한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본사 영업직 남성 직원들의 올해 상반기 급여는 평균 1억8천512만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1억1천473만원)이나 미래에셋대우(8천100만원), NH투자증권(8천100만원), KB증권(8천만원) 보다 월등히 많았다.

본사 영업직 여성 직원들의 상반기 급여도 6천506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5천445만원)과 KB증권(5천만원), 미래에셋대우(4천200만원), NH투자증권(4천100만원)에 비해 많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급을 올해 1분기 지급하면서 상반기 급여가 늘었다"며 "경쟁이 치열한 대신 본사 영업직 직원 중에서는 연봉이 5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임원 보수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올해 증권사 임원 5명이 상반기 1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 중 2명이 메리츠종금증권이었다. 최희문 대표이사와 정남성 부사장이 각각 15억5천400만원과 11억4천100만원을 받았다.

회사 측은 "최 대표이사는 회사의 관리손익 목표 달성률과 세후 자기자본수익률(ROE) 등 정량평가와 중장기 성과·리스크관리 등 정성평가 부문을 종합한 회사성과율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고 정 부사장은 수익성과 건전성, 역량강화 등 개인고과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98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세후 자기자본이익률도 14.3%로 증권업계에서 선두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러나 비정규직 비율과 평균 근속 연수 측면에서 경쟁 유도의 단점을 드러냈다. 본사 영업직 남성 직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96.40%에 달해 대부분 비정규직이었다. 평균 근속 연수는 3.2년에 불과했다.

본사 영업직 남성 직원의 비정규직 비율이 한국투자증권 67.61%, KB증권 60.67%, 미래에셋대우 33.33%, NH투자증권 16.72%인 데 비하면 매우 높다. 평균 근속 연수도 NH투자증권은 10.8년, 미래에셋대우는 9.1년, KB증권은 8.6년, 한국투자증권은 7년으로 메리츠종금증권보다 길었다.

본사 영업직 남녀간 임금 격차도 1억2천6만원에 달해 한국투자증권(6천28만원)이나 NH투자증권(4천만원), 미래에셋대우(3천900만원), KB증권(3천만원)보다 많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이같은 고용 형태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중시하는 정부 정책 방향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정부는 오는 9월 금융권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다른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고용 형태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서 알 수 있듯 매우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일자리 창출 방안이 발표되면 세부 내용을 살펴본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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