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유로-파운드 환율이 최근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년 사이 약 25%가 급등하며 두 통화를 둘러싼 역학관계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5000번) 등에 따르면 유로-파운드 환율은 이날 0.913파운드까지 오르며 지난 2010년 3월 이후 종가 기준으로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조만간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같아지거나(유로당 1파운드),유로화가 그 이상으로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올해 들어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4%가량 올랐지만, 유로화에 대해서는 6% 이상 떨어졌다.

파운드-달러가 종종 가장 큰 주목을 받지만, 유럽 지역 내 영국 경제 노출도를 고려하면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의 움직임이 더욱 큰 경제적 영향력을 가진다.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유로-파운드 환율은 역사적 최저점을 경신했었다. 지난 2015년 7월 유로-파운드는 0.6934파운드까지 내려갔었다. 최근 2년 사이 해당 환율이 25%가 급등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통화의 극적인 움직임에 대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투표와 유로존의 강한 경기 회복세가 이들 통화의 운명을 뒤바꿨다"고 촌평했다.

이들 통화에 대한 해당 중앙은행의 입장도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영국중앙은행(BOE)이 높은 물가 상승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점차 약화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긴축에 대한 대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유로화에 대한 파운드화의 약세는 물가 상승 등 영국 경제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타 유럽 국가들과 영국의 지정학적 근접성과 둘 간의 밀접한 무역 관계 때문이다.

실제 BOE의 무역 가중치 통화지수에서 유로지역은 47.6%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지수의 미국 달러 비중은 19.4%다.

WSJ는 이에 대해 "유로-파운드의 강세가 영국의 수입 물가 측면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영국 밖에서 수입되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표기된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장기간 이어질수록 파운드화의 약세는 더욱 심화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ING는 "브렉시트라는 과도기적 협상이 체결되고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극복해야 할 쟝애물이 많다"며 "(유로-파운드 급등이라는) 현 상황을 유지하는 펀더멘털 상의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블룸 HSBC 글로벌 외환 헤드는 "연말까지 파운드-달러 환율은 현재 1.29달러에서 1.2달러로 내려가고, 유로-달러는 현재 1.17달러에서 1.2달러로 높아질 것"이라며 두 통화가 연내 같은 수준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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