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올해 가을 열리는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이 민간 기업에까지 당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산당은 민간 기업의 사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상당수의 민간 기업 역시 공산당을 의식한 듯한 사규 변경을 진행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은 최근 발표한 33개의 가이드라인에서 구절이나 문단 수준으로 지나치게 긴 사명, 정치적 지도자의 이름을 모방한 사명, 극단주의나 테러리즘을 연상시키는 사명을 금지했다.

방송은 민간 기업의 사명에 대한 공산당의 규제는 지나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이어진 민간 기업들의 사규 수정도 당국의 통제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상당수의 중국 민간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는 방향으로 사규를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3천여 개 중 288개의 민간 기업이 7월 말 사규를 변경했다.

4~5월 기간의 사규 변경은 197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늘어난 수준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사규를 변경한 대부분의 공산당이 민간 기업에 관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 내에 별도의 내부 당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공산당이 민간 기업의 중요한 사항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국의 4대 은행, 보산철강, 광주자동차 등의 기업은 위원회를 설립하고 위원회에 자본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사규를 변경했다.

매체는 중국 공산당이 기업들에 대해 일정한 통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고려해도 별도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의 최근 사규 변경은 지나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민간 기업의 사규에 공산당의 역할을 적시한 것도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매체는 민간 기업들의 이어지는 사규 변경은 공산당에 충성심을 표시하기 위한 요식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민간 기업에 공산당의 입김이 계속되면 해외 투자자들을 떨쳐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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