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총괄해 온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임설이 불거지자 월가가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버지니아 주(州) 샬러츠빌 유혈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양비론'으로 여론이 빠르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정책 책임자마저 등을 돌린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 지수는 스페인에서 발생한 테러에 콘 위원장이 사임할 것이라는 루머가 겹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74.14포인트(1.24%) 하락한 21,750.73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1% 넘게 빠진 것은 지난 5월 17일(-1.78%) 이후 처음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유대인인 콘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양비론적 발언에 대해 "역겨워했다(disgusted)", "정말 화가 났다(deeply upset)"고 그의 주변 사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후 소셜네트워크 등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콘 위원장의 사임설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날 '브레이킹뉴스라이브'라는 한 트위터 계정에 콘 위원장이 사임한다는 트윗이 올라왔다가 이후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파문이 커지자 백악관은 콘 위원장이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콘 위원장은 자신의 직무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와 반대되는 보도는 100% 틀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콘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루머마저 나오자 시장은 불안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소넨필드 교수는 CNBC에 나와 "콘 위원장이 사임하면 증시는 폭락할 것"이라면서 "콘 위원장이 사람들이 바라는 세제 개편을 완수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믿음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인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의 회장을 지낸 존 엥글러는 콘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스타'라면서 "그는 세제 개편과 인프라를 이끌고 나갈 방법을 찾는 데 있어 중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루머에 너무 민감해 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보고서에서 "콘 위원장의 사임은 분명히 트럼프의 세제 개편 개혁에 타격이 되겠지만, 콘이 물러날 것이라는 조짐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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