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여의도우체국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우편 기능이 다른 우체국으로 이전되고 올해 12월부터 철거가 시작된다.

지난 40여 년 동안 여의도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여의도우체국이 철거된 자리에는 오피스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18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여의도우체국 우편물 배달업무는 지난달 말로 종료됐고, 대신 인근 양천우체국에서 여의도우체국 업무를 담당한다.

우편물 접수 업무와 우체국 예금 및 보험 업무는 10월 말부터는 여의도 KTB빌딩 2층에서 이뤄진다.

기존 여의도우체국은 12월께 철거되며, 이 자리에는 지하 4층~지상 33층 연면적 약 6만8천㎡의 프라임 오피스가 2021년 준공된다.

빌딩이 완성된 이후에는 대부분의 공간을 금융사나 기업의 사무실로 임대하고, 일부를 우편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건너편에 있는 여의도우체국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여의도 개발 초창기에 지어졌다.

박정희 정권은 1967년 '한강 개발 3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황무지던 여의도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1971년에는 여의도 광장이 생겼으며, 1975년 서여의도에 국회의사당이 건립됐다.

여의도우체국은 1975년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만4천650㎡로 준공돼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여의도우체국 바로 옆에 1979년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가 개장하면서 여의도는 대한민국 금융 중심지로 변모했다.

대신증권과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한양증권 등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여의도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는 63빌딩과 LG트윈타워 등이 들어서면서 고층 빌딩으로 가득한 지금의 여의도 스카이라인이 조성됐다.

하지만 테헤란로 등 강남이 새로운 업무 권역으로 급부상하고, 정보기술(IT) 발달로 여의도를 금융사들이 떠나기 시작하면서 금융중심지로서의 여의도 명성은 퇴색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여의도의 금융중심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여의도로 이전하거나 신규 창업한 금융기관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의도우체국 재건축 빌딩 인근에 교직원공제회와 사학연금 신축 회관이 들어서고, MBC와 파크원 부지가 연이어 개발되면서 여의도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본 관계자는 "여의도우체국이 건립된 지 40년이 넘었고 노후화돼 재건축하게 됐다"며 "신축 빌딩 여유 공간은 업무공간으로 활용해 임대를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철거 전 여의도우체국(위)과 재건축 후 들어설 빌딩(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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