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북한과 미국의 정치ㆍ군사적 긴장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지만 달러-원 환율은 1,135원대에서 견고하게 지지받고 있다.

뉴욕 증시 조정 등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가 불거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도 강해지면서 달러화가 1,150원대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잭슨홀 미팅 등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당분간 1,130~1,140원대 중심의 레인지 흐름에 갇혔다는 진단도 만만치 않아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각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번 주 달러-원 환율 하단은 1,134~1,135원대에서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전일에는 이 레벨에서 '사자'와 '팔자'가 팽팽했다.

1,135원대 부근은 일목균형표 상 구름대 하단이 위치한 레벨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적 지표는 뚜렷한 상승ㆍ하락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잠해졌음에도, 추가 원화 강세 재료가 없어 달러화가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단 달러화 하단이 막혔다는 점은 이번 주 환율 흐름 상으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북한 뉴스로 튀기 시작한 부근으로 다시 내려오면서, 달러-원 레벨이 애매해졌다"며 "잭슨홀 미팅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을 바라보면서 글로벌 달러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되는 12월 금리 인상 확률이 하루에 10%포인트(p)씩 왔다 갔다 한다"며 "방향성 없기 때문인데, 당분간 이런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수급상 정유사 등의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지속 유입되고 있는 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플로우)도 시장에 나오고 있어 환율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인식도 많다.

특히 전일에는 모델 펀드 등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의 롱 포지션 구축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북한 관련 이슈가 소진됐는 데다 달러-원 환율이 잘 안 빠진다"며 "수출업체 네고는 줄었고 결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외국인이 그동안 주식을 순매도하고서 원화로 가지고 있었던 자금을 밖으로 가져가는 듯하다"며 "1,145~1,148원 부근이 많이 막혔는데, 이 레벨이 뚫리면 1,150원 위로 쉽게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도 "1,135~1,136원대가 매우 팽팽한데, 이 레벨이 지켜지는 한 환율은 레인지보다 위쪽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수급상황이나 외인 주식 흐름, 글로벌 달러 강세 등이 위쪽 요인이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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