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반기보고서 발표 후 올해 상반기 증권사 임원들의 급여를 보던 이들 중 KB증권 대표이사들의 보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한 이들이 많았다.

KB증권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윤경은, 전병조 사장의 보수가 2억원가량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같은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받은 돈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났을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 사장은 올 상반기 5억1천700만원을, 전 사장은 7억500만원을 각각 받았다.

두 사장 간 보수가 벌어진 것은 상여금에서다. 윤 사장은 상여금으로 3억5천만원, 전 사장은 5억4천9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전 사장이 합병 전인 옛 KB투자증권 시절 2014년과 2015년 장·단기 영업성과급 이연급으로 1억5천300만원을 더 받으면서 상여금 규모가 확 늘었다.

'차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과 달리 두 대표가 통합증권사에서 받은 급여 자체에는 차이가 없었다. 윤 사장의 경우 지난해 12월의 급여 1천200만원이 포함돼 있어 급여 총액이 조금 높았지만, 통합 이후에는 각각 1억5천300만원씩을 받았다.

얼핏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 KB증권 사장들의 보수 차이에도 이렇게 시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각자대표 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윤 사장, 전 사장의 임기는 각각 올 연말까지다. 연말 인사에서 둘 중 한 명만 살아남거나 혹은 제3자가 사장으로 오는 등 1인 사장 체제로 정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강력한 오너십이 있는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다른 증권사에서 각자대표 체제는 사내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는 등 비효율적인 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통합 당시에도 노조 측에서는 각자대표 체제에 대해 반대를 한 바 있다. 각자 대표체제 아래에서 중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고, 대표 간 알력으로 불안정한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증권은 지난 2012년 윤경은, 김신 사장 각자대표 체제를 경험한 바 있다.

일부 우려대로 출범 이후 KB증권 안팎에서는 부문별 실적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하다, 담당 사장이 다르면 업무협조가 잘 안 된다는 등의 잡음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통합을 외친다고 한들, 자기가 맡은 부문의 실적이 다른 사장이 맡은 부문보다 나쁘게 나온다면 이를 웃어넘길 수 있는 이가 누가 있겠느냐"며 "각자대표 체제에서 경쟁은 당연한 요소로, 연말까지는 이런저런 군소리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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