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금호타이어가 두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실적이 매각작업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더블스타가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금호타이어의 매각가격을 인하해달라고 요구한 탓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타어어업체의 실적도 뒷걸음친 것은 비슷하다. 다만,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으나, 적자를 기록한 금호타이어와는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합성고무와 천연고무 등 원자료 가격의 하락을 배경으로 영업실적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매각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매각대금을 인하하는 수준에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지난 2분기에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1분기 282억원 적자에 이어 연속된 적자로, 상반기 전체로 보면 507억원의 손해를 봤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58억원이었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4천3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22.3% 감소한 수준이다. 넥센타이어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줄었다.

이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 등으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업체의 수출부진이 타이어업계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센타이어 및 금호타이어 매출은 절반 이상이 현대·기아차의 신차용 타이어 판매에서 나온다.

상반기 원재료가격 인상도 타어어업체의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천연고무 가격이 급등하면서 2분기 평균 원가가 지난 분기보다 8.2% 올랐다.

그러나 원재료가격이 하락하면서 하반기 타이어업체의 실적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가격 추이를 고려할 때 원자재가격 하락 등이 3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며 "유럽 윈터타이어 수요 증대 등으로 2018년까지 이익가시성이 양호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내 완성차 판매 부진에 따른 손실도 판매가격 인상으로 만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반기 타이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이 반영되면서 하반기 들어서는 실적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변수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차 타이어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어 3분기 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3~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타이어업체와 달리 금호타이어의 경우에는 매각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만큼 하반기에도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뤄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장문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의 경우 미국공장 가동 정상화와 중국 신차용 타이어 부진속도 완화 등 개선 요인이 많았음에도 M&A 진행을 앞두고 실적 부진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5년 노조 파업과 외환 손실, 2016년 인건비 상승 등으로 금호타이어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며 "올해도 매각 관련 고용보장 등의 이슈로 노조 파업이 이어지는 등 영업실적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타이어 판매가격이 2~4% 올랐고 하반기에는 중국 남경공장이 재가동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적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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