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으나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여 궁금증이 일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덩달아 올라야 하지만 현재 미국에선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말했던 '금리 수수께끼'가 또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00년대 중반 그린스펀 재임 시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렸지만, 시장의 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곤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시장에선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라고 불렀다. 10여 년이 지난 2017년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왕'이 제시한 '마의 2.6%' 벽 넘지 못한 10년물 금리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13%를 찍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급등세를 보이며 2.63%까지 기세 좋게 올랐던 10년물 금리는 그 후 미끄럼을 타며 연중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매니저가 중요 분기점이라 했던 2.6%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로스는 10년물 금리가 2.6%를 넘으면 장기적으로 채권 약세장이 시작될 것으로 보았다. 10년물 금리가 2.6%의 벽에 막혀 하락세를 타고 있으니 채권 약세장 개막도 아직 멀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10년물 금리가 3%를 넘길 것이라던 올 초 전망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대신 미국의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지 모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림설명:1~6월까지의 미국 10년물 금리 흐름)



◇금리 하락 압력 부추기는 재료와 수급

미국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타는 것은 재료와 수급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있어서다.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국채의 매력을 높이는 이슈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큰손 역할을 하는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은 수급 측면에서 금리 하락 요소다. 미국 국채의 몸값이 높아지는 가운데 탄탄한 매수세력이 대기하고 있으니 국채가격은 오르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내려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정계에서 빅 이벤트가 몰려있던 지난주에 특히 이러한 현상이 도드라졌다.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과반 확보 실패로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상원 증언을 전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 약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신들은 외환보유액 규모와 위안화 환율이 안정세를 타면서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량을 늘릴 것으로 내다본다. 트럼프 취임 전 으르렁대던 두 나라가 4월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해빙 무드에 들어선 점도 중국발 미 국채 매입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실제로 중국은 작년에 총 1천880억달러의 미 국채를 매각했으나 올해 1분기엔 290억달러를 매입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의 시장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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