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으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1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49엔 대비 0.33엔(0.3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76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28달러보다 0.0034달러(0.28%)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4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8.41엔과 같았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877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8701달러보다 0.00071달러(0.05%) 강해졌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정치 불확실성에다 스페인 테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하락했다.

전일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가 혼재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의사록이 비둘기 적으로 풀이돼,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자문위원단(AMC)과 전략정책포럼(SPF)의 기업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사실상 두둔한 발언 탓에 자문단에 속한 CEO들이 줄줄이 탈퇴했기 때문이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 성장정책 실행이 더 멀어질 것으로 진단했고, 이는 달러 매도 재료가 됐다.

제프리스 그룹의 브래드 베첼 전략가는 "물가가 오르거나 미 행정부가 세제개편이나 인프라 투자 등의 친 성장정책을 펼친다면 달러화가 의미 있는 회복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재빨리 이런 조건 중 하나가 달성되더라도 달러화가 회복될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했다.

8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상승하면서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93.4에서 97.6으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94.5를 예상했다.

8월 기대지수는 전달 80.5에서 89.0으로 높아졌다.

8월 현재 여건 지수는 전달 113.4에서 111.0으로 내렸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달의 2.6%가 유지됐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달 2.6%에서 2.5%로 낮아졌다.

미시간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커틴은 "기대지수의 상승은 전체 경제와 개인 금융 상황에 대한 전망이 개선됐기 때문이다"며 "다만 이번 발표에서는 샬러츠빌 상황에 관한 설문 조사가 매우 적었다"고 설명했다.

커틴은 "샬러츠빌의 후폭풍이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를 낮춰 경제에 대한 기대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미쉘 지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이 지수의 개선은 전적으로 전망과 개인 금융 상황의 개선 덕분이라며 지난 3개월간 이 설문에서 절반 정도의 소비자는 2000년 이후 가장 금융사정이 좋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지라드는 다만 설문 응답자들의 임의 소비재 구매에 대한 시각에 미묘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들은 일자리와 소득에 기반을 둔 새로운 자신감에 기대 소비 결정을 내리면서 덜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보험청구자가 하향 추세를 보이는 데다 휘발유 가격도 내리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에서 소폭밖에 안 내렸다"며 "소비 심리는 앞으로 몇 달간 부양압력을 받는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성향이 강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경질하기로 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뉴욕증시가 반등하자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낙폭을 줄였다. 이후 뉴욕증시가 반락하자 다시 벌렸다.

미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 출신인 배넌은 지난해 트럼프 대선캠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외환 전략가들은 배넌의 퇴출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 정부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배넌이 친성장정책을 추진하는 정통 관료들과 충돌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그의 퇴출이 경제와 시장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NF의 비라즈 파텔 전략가는 워싱턴발 머리기사에 대한 시장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며 "이번 주 그 주제는 트럼프발 달러 매도세로 나타났지만, 배넌 경질 뉴스는 달러에 긍정적인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지금까지 미국 대기업들의 경영자들은 비전통적인 방식을 가졌음에도 새로운 대통령과 기꺼이 일하려고 했다"며 최근 사태로 기업과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부 전략가들은 달러 약세에다 성장 낙관론 확대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여건이 더 좋아졌다는 진단도 내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수출 증가로 국내총생산(GDP)이 개선되고, 달러화 약세로 근원 물가가 상승할 것을 기대한다며 또 금융시장 상황이 충분히 긴축되지 않았으므로 추가 통화 긴축 조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경제예측모델 'GDP 나우'를 통해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8%일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연은의 '나우 캐스트'는 3분기 GDP를 2.09%로 예상했다.

또 민간 예측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2분기 GDP 예상치를 기존 2.6%에서 3%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체이스는 2.6%에서 2.9%로 높였다.

미 상무부는 이달 후반에 2분기 GDP 잠정치를 내놓는다. 앞서 발표된 2분기 GDP 속보치는 2.6%였다.

이날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40% 반영했다. 전일에는 4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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