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자동차와 조선 등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산업이 앞으로 10년 동안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20일 발표한 '한국 주력산업의 미래비전과 발전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주력산업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신흥국의 추격과 선진권과의 경쟁으로 단순 생산 확대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제품의 생산 및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 힘든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산업연구원은 제한된 내수시장이 국내 생산여건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라며, 중소기업은 생산직뿐만 아니라 기술직의 채용도 쉽지 않아 인력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등 향후 5~10년은 경제를 낙관하기 어렵고, 일본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인구 고령화가 뚜렷하게 진행되면서 소비구조와 사회적 요구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현 상황이 지속한다면 자동차와 조선, 섬유, 통신기기 등은 2025년에 오히려 2015년보다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의 경우 2025년 목표치 506만대 생산(세계 점유율 4.4%)을 밑도는 440만대(점유율 3.8%)로 예상됐다.

반도체와 일반기계, 방위산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력산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다양한 노력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섬유, 가전, 통신기기 등의 점유율 하락은 막기 힘들다고 산업연구원은 판단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10년간 우리 주력산업은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등 주요 경쟁자 부상이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생산기반 강화 전략으로 자동차의 경우 불합리한 노사관계와 임금체계 개선 등을 제시했다.

조선업 같이 구조조정기에 있는 산업은 회복기를 예상해, 산업의 핵심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마케팅 지원은 물론, 불합리한 통상마찰을 회피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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