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초석을 마련한 강진구 전 회장이 19일 오후 별세했다고 삼성전자가 20일 밝혔다.

강 전 회장은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지난 1927년 경상북도 영주 출생으로 1963년 동양방송 입사 후 197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었다.

강 전 회장은 상무로 입사했고, 호암 이병철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같은 해 강 전 회장을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창립 5년 동안 적자였던 삼성전자를 단번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강 전 회장은 삼성반도체통신 사장, 삼성전기 대표이사, 삼성전자·삼성전관·삼성전기 회장, 삼성그룹 구조조정 위원 등을 거쳤다.

강 전 회장은 특히 이건희 회장이 한국반도체를 인수에 나서면서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데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강 전 회장은 반도체사업을 위해서 허허벌판이었던 기흥 반도체 단지를 장마철에는 장화를 신고 직접 돌아보면서 현장 작업자를 격려했고, 밤을 지새우는 연구 기술진과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 TV와 생활가전 등의 사업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초석을 다졌다.

강 전 회장은 '제조업이 국부의 원천'임을 평소에 강조했다고 한다. 과거 기술 한가지 제대로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기술 자립을 손수 진두지휘한 전문가로 이름을 남긴 셈이다.

불모의 대한민국 전자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첨단제조업을 일군 개척자적 경영인이다. 일찍이 글로벌 경영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고 해외 지역에 생산공장을 일구는 등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토대를 마련했다.

강 전 회장은 또 1992년 한중수교 시점에 중국과 합작으로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했으며 이어 멕시코와 태국, 헝가리 등에 일찍이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갖췄다고 삼성전자는 평가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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