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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연의 전망대>`금융위기 10년 vs 10월 혁명 100년'
      |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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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8.21  08: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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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는 글로벌 경제금융 위기의 징후가 포착된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때마침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됐던 '볼셰비키 10월 혁명'이 일어난지 10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외신들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변곡점이 됐던 두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성찰을 통해 21세기 경제금융시장의 새로운 지형을 모색하고 있다.



    ◇ 공공재인 빅데이터를 통해 거둔 수익은 기본소득제의 원천

    FT는 최근 '왜 페이스북은 우리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해야 하는가'라는 도발적인 보도를 통해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 도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본산인 영국에서 발행되는 FT가 사회주의적인 주장을 펼쳤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FT는 미국 알래스카를 기본소득 제공의 성공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알래스카 유권자들은지난 76년에 초기 오일 붐으로 조성된 수익을 바탕으로 '알래스카영구기금(Alaska Permanent Fund)'을 조성했다. 이 기금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배당금을 모든 주민들에게 지급하기 시작했다. 펀드의 운용성과에 따라 달라지지만 연 평균 878달러에서 2천72달러가 지난 수십년동안 지급됐다. 사회적 기여도나 재산에 상관없이 지급됐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제와 닮은꼴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에도 알레스카가 미국에서 부유한 주로 분류되는 건 아니다. 대신 알래스카는 기본소득제 등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율이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기본소득제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집단적인 태만이나 게으름도 나타나지 않았다.

    FT는 알레스카의 초기 오일붐에 따른 과실처럼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으로 빅데이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빅데이터는 페이스북 등 일부 IT선도 기업들의 소유가 아니라 공공재의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 등 IT 선도기업들이기본소득제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하는 이유를 빅데이터의 활용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FT의 주장이다.



    ◇ 하이에크도 자산의 버블을 설명하지 못했다

    사회주의와 케인지안 등 계획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프레더릭 하이에크(Friedrich Hayek·사진)에 대해서도 FT는 날을 세웠다. 하이에크는 시장 가격이 계획경제의 메커니즘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신자유주의 혹은 자유시장주의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던 하이에크는 시장은 항상 옳다는 명제를 신앙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하이에크는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대단한 통찰력을 보여줬지만완벽한 건 아니었다.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 등에 대한 하이에크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터무니 없이 치솟은 자산가격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그 방증이다.

    자유시장주의는 더 잘살게 해줄 것이라던약속도지켜내지도 못했다, 시장을 신봉했던 자본주의 진영은 위기 이전보다 더 가난해졌다. 특히 젊은이들은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한 세대로 전락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국제사회의 집단지성은 사회주의와 하이에크의 자유방임주의를적절하게 혼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새로운 정책 접근방식(NAEC:New Approaches to Economic Challenges)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OECD는NAEC를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하면서도 강하고 복원력을 가진 성장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성과(Out-put)만 고려하는 1차원적 접근보다 웰빙과 분배를 중시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형평을 고려하는 구조개혁, 누진적 조세, 조기교육 접근성 제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노동정책 등이 포용적 성장을 담보할 것이라는 게 OECD의 권고다.

    제도가 정책 성과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 똑똑한 정부(Smarter government)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우리 정책 당국자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이런 권고를 받아들이려면 무엇보다 청년실업,육아독박,노인빈곤층 등에 대한 재정정책이 정의롭게 펼쳐졌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종교철학자인 배철현 서울대 교수는 '신의 위대한 질문'이라는 저서를 통해 "정의는 나의 입장에서 옳은 것을 행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 입장에서, 더 나아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는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촉구인 셈이다. 하이에크의 후예를 자처하는 경제학자나 관료들도 이제 약자의 시선으로 정의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지 되돌아봐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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