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해외 프로젝트 부실로 무너졌던 국내 건설사의 재무구조가 주택 호경기와 함께 개선됐다. 주요 대형건설사 부채비율이 낮아졌고 신용등급이 오르는 건설사도 나왔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앞으로 주택경기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도 요구됐다.

21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를 보면 삼성물산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올해 2분기에 9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111%였지만, 올해 들어 90%대로 내려왔다. 삼성물산은 현재 자본(24조4천370억원)이 부채(22조7천420억원)보다 1조7천억원가량 더 많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외부감사대상인 우리나라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1·4분기에 151.6%로 집계됐다. 시공능력평가액 1위인 삼성물산은 이보다 나은 재무구조를 유지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 종합건설사에서 삼성물산의 신용등급(AA+)이 가장 높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부채비율을 14.1%포인트 내렸다. 이제 10조원 이내의 부채를 노린다. 유동부채와 차입금이 모두 감소세다. '1조클럽'에 가입했던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5% 정도 부족한 추세지만, 이익률은 더 높아졌다.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에는 200%대 부채비율을 넘본다. 지난해 말에 381.7%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에 318.1%로 낮췄다. 상반기에 4천700억원에 가까운 누적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1조클럽'에 가까워진 결과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부채비율이 다소 올랐다. 두 건설사 모두 차입금 등이 늘었는데 전반적인 재무상황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림산업은 'A+'의 신용등급을 약 3년째 유지하고 있고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신용등급이 한 계단 상승했다(A→A+).

GS건설은 300%에 가까운 부채비율에서 씨름 중이다. 해외 악성 현장이 마무리되면 GS건설도 재무구조 개선세에 동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해외 프로젝트 추가 비용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주택부문의 실적 호조는 지속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GS건설의 부채비율이 2019년에는 237.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우려도 뒤따른다. 건설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주택부문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대출, 세제, 재건축을 총망라하고 강력해 내년 이후 대형건설사의 신규분양 공급을 축소될 전망이다"며 "연간 분양이 적고 주택가격에 레버리지(차입)가 큰 자체사업 중심의 기업이 타격이 가장 클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매매시장 위축으로 미입주 리스크가 높아지면 마케팅비와 금융비용 증가로 건설사 주택부문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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