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북한과 미국의 지정학적 긴장, 지표 부진 등으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90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16엔 대비 0.26엔(0.23%)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80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62달러보다 0.0046달러(0.38%)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6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8.41보다 0.19엔(0.14%)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895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8772달러보다 0.00184달러(0.14%) 강해졌다.

달러화는 온통 비우호적인 여건 탓에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 출발했다.

이날부터 미국과 한국군이 연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시작한 것도 북한의 도발 우려를 키웠다.

뉴욕증시도 지난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치 불확실성으로 맥을 못 췄다. 이 외에 스페인 테러, 부진한 기업실적 등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사실상 두둔한 발언 탓에 백악관 자문단에 속한 기업 CEO들이 줄줄이 탈퇴했다. 이는 트럼프의 친성장정책 추진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풀이됐다.

커먼웰쓰 커런시 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는 "금리 인상 속도 둔화 전망에서부터 물가 지표 부진과 친성장정책에 무능한 백악관까지 달러 역풍 여건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시너는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통화인 엔화에 계속 머무르는 데다 세계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달러-엔이 거의 4개월래 최저치에 있다"며 "다만 달러 약세가 과도하다는 인식도 있어, 지표 호조 등에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이 향후 통화정책이나 금융시장의 분기점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관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례 회의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연설한다.

애초 드라기 총재가 잭슨홀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최근 이 기대는 급격히 식었다.

은행의 짐 라이드 전략가는 "부진한 세계 물가 지표와 유로화의 최근 강세 조합은 잭슨홀을 분기점이 되게 할 것 같지 않다"며 그래도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에 대해서 낙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이드는 또 드라기 연설에서 나올 발언이 비둘기 일지 매파일지는 유로화에 대해 얼마나 드라기가 주의를 기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탠다드 뱅크의 스티브 배로우 전략 헤드는 "유로화는 여전히 달러에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로화는 ECB의 선호도에 따라 더 올라갈 수 있지만 ECB 정책 위원들이 유로화를 지지할 수 있을지는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7월 전미활동지수(NAI)가 전월 상승에서 반락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7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16에서 마이너스(-) 0.01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 0.09에서 -0.05로 밀렸다.

4분야의 하부 지수중에서 세 분야가 역기여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엔화에 낙폭을 줄였다가 벌리기를 반복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오름폭을 소폭 줄였다.

전략가들은 언젠가 정책을 전환해야 하는 중앙은행들의 방향뿐 아니라 물가에 대한 진단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잭슨홀을 상당히 주목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쥴리어스 베어의 데이비드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과 캐나다 중앙은행 외에 다른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시장 반응을 여전히 시험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책 정상화 시기가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따라서 투자자들은 정책 정상화의 시기를 가늠하게 해줄 거시 경제지표에 집중하면서 침묵하라고 추천했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둔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망으로 채권시장 거래가 이번 주 상당히 조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거취에 관해서도 다시 관심을 보였다.

IHS 마킷의 존 라이네스 정치 리스크 부문 책임자는 이날 CNBC 대담에서 "민주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의 납세 명세를 실질적으로 공개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트럼프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네스는 "아직도 공화당 (상하원) 의원의 80~85%가 트럼프 편이지만, 납세 내용이 까발려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이것이 트럼프 탄핵의 결정적 발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면, 탄핵당하기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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