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 후반에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존재감은 더욱 축소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드라기 총재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함께 연설할 예정이다.

BNY멜론의 시몬 데릭 수석 통화 전략가는 21일(현지시간) CNBC를 통해 "드라기 총재는 잭슨홀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전략은 유로화 강세에 대한 ECB의 우려를 덜어주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미국 달러 대비 올해 들어 12% 가까이 강세를 보인다.

유로화 강세는 통화정책 전환을 준비하는 ECB에 상당한 골칫거리다. 지나치게 강해진 유로화는 유로존의 부진한 물가 지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6월말 유로존의 경기 회복세를 언급하며 유로화 강세를 더욱 부채질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드라기 총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제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데릭 수석 전략가는 "유로-달러 환율이 1.19달러나 1.20달러까지 오르기 시작한다면 ECB의 다음 회의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기대도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화의 추가적인 강세로 ECB의 통화긴축에 대한 스탠스는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미즈호은행의 피트 채트웰 유로금리 헤드도 "드라기는 이번 잭슨홀에서 대본에만 충실할 것"이라며 "ECB는 다음 통화정책회의 때까지 스탠스가 바뀌지 않으리나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데릭 수석 전략가는 "그동안의 드라기 연설이나 ECB 성명서 등은 유로화 강세에 대한 우려를 꽤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지만, 그것은 뒤처진 언급들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다음 달이나 그 근처에 ECB에서 어떤 수사학적 발언이 나오더라도, 그것은 테이퍼링에 대한 예상을 더욱 경시하게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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