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됐음에도 서울외환시장의 반응은 잠잠하다.

다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UFG 연습 기간 중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돼 있어 달러화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22일 북한이 훈련 기간 중 위협 수위를 높이거나 군사적인 도발에 나선다면 달러화가 다시 1,140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 북한은 UFG 연습 기간 중 기습적인 도발을 일삼았다.

지난해 북한은 한·미 양국이 UFG 연습을 시작한 당일 침략 징후가 보이면 가차 없이 핵 선제 타격을 퍼붓겠다고 위협한 후 다음 날 새벽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발사했다.

2015년에는 연습 기간 중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경기도 연천 지역으로 고사포 1발, 비무장지대(DMZ)로 직사포 3발을 쏜 바 있다.

지난해와 2015년 북한의 도발이 발생한 날, 달러화는 각각 6.40원과 9.90원 상승했다.

UFG 연습이 종료되더라도 시장 경계는 유지될 전망이다.

오는 9월 9일 북한의 건국절을 앞두고 있어서다.

북한은 내부 결속 차원에서 주요 국경·기념일마다 도발을 감행하고 있고 지난해 건국절에는 5차 핵실험을 하면서 지정학적 우려를 고조시켰다.

당시 달러화는 3거래일간 25.00원 넘게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아직 북한 측의 별다른 대응이 없지만, 과거처럼 기습 도발한다면 달러화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재는 북한 측의 구두 경고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어서 시장이 움직일만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위협 수준이 높아지거나 군사적 행동이 이어지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북한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에 대한 우려가 내재해 있다"며 "북한 측에서 강력한 도발로 시장 불안 심리를 건드린다면 달러화는 1,140원 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 도발에도 달러화 상단은 1,140원대 중반에서 막힐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민 연구원은 "그동안 달러화가 1,140원 중반에서 상단이 제한되며 박스권을 형성했기 때문에 지정학적 우려가 다시 부각되더라도 이를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북한이 단순히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비슷한 패턴의 도발로는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 같다"며 "수출업체들이 1,140원대 중반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달러화를 매도하고 있어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by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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