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누그러지는 듯했던 북한 리스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2일 미국과 북한이 서로 한발 물러서면서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북한이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고 전했다.

이날 개장 직전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을지연습을 미국의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무자비한 보복'과 '가차없는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채권금리 하락에 강보합세로 출발했던 국채선물 가격은 북한 발언에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 매도를 늘리면서 하락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천 계약 가까이 팔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북한 위협에 따른 영향이 국내 투자자 심리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외국인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쳐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주는 주 후반 잭슨홀 컨퍼런스를 제외하면 의미 있는 재료가 없어 돌발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물사의 중개인은 "국채 입찰 이후 재료가 전무한 상황이다"며 "잭슨홀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지만, 시차로 한국시장에는 다음 주가 돼야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의장이나 ECB 총재가 새로운 발언을 내놓을 것 같지 않아 점점 기대가 작아지고 있다"며 "북핵 리스크와 을지연습의 영향에 대한 의견도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북한 선군절과 다음 달 9일 북한 건국절이 이어지고 있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안 그래도 시장은 을지연습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상황이었다"며 "재료도 부족했지만, 선뜻 매매에 나서지 못한 점도 어느 정도 북한 리스크 우려가 작용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 지도자 모두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한반도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북한군 대변인 성명을 리스크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북한 리스크라면 달러-원 환율이 제일 먼저 상승하며 반응한다"며 "그러나 이날은 환율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리스크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외인이 먼저 뉴스에 반응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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