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대해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이 유독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번 회의를 통해 불거질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칼럼을 통해 "시장이 무시하려고 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이 다가오고 있다"며 "리스크는 시장이 낮잠에 빠져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참석 자체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3년 만의 드라기 총재 잭슨홀 참석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ECB 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그널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됐었다. 마지막 참석이었던 지난 2014년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그는 ECB 추가 완화정책 시행을 앞두고 명확한 시그널을 보낸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은 최근 다시 약화하는 분위기다. 며칠 사이 드라기 총재가 심포지엄의 주제인 '역동적인 글로벌 경제의 육성(Fostering a Dynamic Global Economy)'에만 집중할 것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SCMP는 "드라기 총재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3년 만에 세계 지도 절반을 날아가 회의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실제 그의 잭슨홀 참석이 발표됐을 때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과 관련 중요한 발언을 내놓으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이후 전개된 국면에서 그런 계획이 무마됐다"고 풀이했다.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그가 유로화 강세를 다소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지만, 이후 공개된 당시 회의 의사록에서는 시장의 유로화 오버슈팅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표명됐기 때문이라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SCMP는 "만약 드라기 총재가 잭슨홀을 통화 긴축의 가능성을 암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유로화는 다시 강해질 것"이라며 "동시에 의사록에서 언급된 정책 당국자들의 우려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반대로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 가능성을 낮추거나 유로화 강세를 억제하는 발언을 내놓으면, 유로화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ECB가 실제 추구하는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드라기 총재가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할 경우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여파로 ECB 내에서 그의 권위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될 것이라는 게 SCMP의 분석이다.

어떤 언급이 나오거나 아무런 언급이 나오지 않을 경우 모두가 시장의 논란을 키울 것이란 얘기다.

신문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도 이슈가 될 것"이라며 "현재 그가 임기대로 2월까지 재직할 것인지 또는 연임할 수 있는지 시장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옐런 의장이 참석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시장이 그녀의 연임 가능성을 제기할만한 여지를 준다"며 "그러나 옐런이 스스로 연임의 기회가 무의미하다고 믿는다면 그는 잭슨홀을 솔직한 이야기를 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는 "후자의 가능성은 예상 밖(outlier)이지만, 실제 발생한다면 시장은 반드시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옐런 의장의 잭슨홀 참석 발표는 불과 며칠 전에 나왔다"며 "시장이 그의 존재와 관련한 리스크를 정량화할 시간은 별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옐런 의장의 연임 여부 힌트가 나온다면, 시장은 예상보다 더욱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SCMP는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잭슨홀 심포지엄에 대해 투자자들은 느긋해 보인다"며 "그들은 너무 편안하게 있다"고 꼬집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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