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LG생활건강이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 대신 배당을 확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쟁도 치열해 투자를 뒷전으로 미루면 사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결기준 LG생활건강의 설비투자비(CAPEX)는 2015년 상반기 877억원, 지난해 상반기 1천473억원, 올 상반기 1천402억원을 기록했다. 3년 평균 CAPEX는 1천251억원이다.

반면 LG생활건강과 매출 규모가 비슷한 아모레퍼시픽의 CAPEX는 2015년 상반기 1천446억원, 지난해 상반기 2천174억원, 올 상반기 2천940억원을 기록했다. 3년 평균 CAPEX는 2천187억원이다.

LG생활건강의 CAPEX는 아모레퍼시픽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매출액 대비 CAPEX를 비교해도 비슷하다.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액 대비 CAPEX는 2015년 상반기 3.4%, 지난해 상반기 4.8%, 올 상반기 4.5%를 기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액 대비 CAPEX는 2015년 상반기 6%, 지난해 상반기 7.4%, 올 상반기 10.6%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의 투자 규모가 감소한 것은 배당을 늘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대신 배당 확대에 집중한 셈이다.

실제 LG생활건강이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2015년 상반기 671억2천900만원, 지난해 상반기 922억6천300만원, 올 상반기 1천257억7천500만원이다. 배당금 규모가 2년 새 87.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생활건강의 최대주주는 ㈜LG(지분율 34.03%)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이 투자를 뒷전으로 미루면서 향후 사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사드 후폭풍으로 화장품업계가 고전하고 있고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LG생활건강이 투자를 줄이고 배당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면 현재와 같은 위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제품 품질과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올해 4천867억1천300만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내년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사업부문에서 총 5천763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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