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의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고 향후 산업 전망도 어둡다고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주택경기를 나타내는 S&P 주택건설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1%나 올랐다. 이는 S&P500지수가 8%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되는 것이다.

주택 건설 지수가 오른 것은 올해 초 주택건설업체들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었고 모기지 금리가 낮아지고 있었으며 주택건설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의 이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WSJ은 이와 같은 상승세로 인해 주택 건설업체들의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톱 10개 주택건설업체의 내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초 1.06보다 높다. 또한,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1.3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05년 7월 주택업체들의 주식이 신고가를 경신할 당시 PER이 8.5였다.

WSJ은 금리가 오르고 세제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때 주택건설업체들의 주가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미국 주택건설 관련 종목의 움직임을 따르는 ETF(iShares U.S Home Construction)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주택건설 업체들은 적당한 직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산업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 시장이 붐을 일으켰을 때 일했던 목수, 지붕수리공 등 직원들의 상당수는 이미 은퇴했고 주택 시장 붕괴를 경험한 젊은 청년들은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9개의 건설 회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9%는 심각한 일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재료비도 상승하고 있다. 7월 재료가 혼합된 콘크리트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고 석고의 가격도 9.9% 올랐다.

따라서 주택업체들이 이윤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집값을 올려야만 한다. 그러나 이미 미국의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미국의 평균 주택 가격은 31만5천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인 23만6천 달러보다 높은 것이다.

반면 NAHB의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주택 구매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주택구매력은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WSJ은 모기지 금리가 오른다면 미국인들의 주택 구매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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