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아닌 정치적 배경서 비롯되기 때문..당대회 후 절하 용인될 것"

핌코 "中 지도부, 위안 유연성 높이기 위한 게임 플랜 필요"

中 관변 이코노미스트 "2년 전 실패한 환율 전일 종가 고시제 재시도할 때"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최근의 위안화 강세는 펀더멘털이 아닌 정치적 요소에 크게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으리란 것이 시장 중론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런 분석은 지난해 달러에 대한 가치가 6.6% 주저앉았던 위안화가, 올해 들어서는 4% 이상 반등한 상황에서 나왔다.

또 중국 인민은행이 22일 위안/달러 환율을 6.6597로 고시한 것과도 때를 같이 한다.

이와 관련, 인민은행 선임 자문역인 성쑹청은 위안화가 지난해의 가치 하락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연말 환율을 6.5로 예상하기도 했다.

저널은 그런데도 위안화의 새로운 절상 사이클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장 관계자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애버딘 자산운용의 에드먼드 고 아시아 채권 투자 매니저는 "위안화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뛸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는 중국 지도부가 2년 전 위안화 가치를 전격적으로 2% 떨어뜨려 시장을 뒤흔들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공산당 대회가 올가을로 다가온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최근의 위안화 강세가 자금이탈 견제 등을 겨냥한 다목적의 정치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의 위안화 강세가 펀더멘털 및 시장 요소와 무관하다는 지적도 꼬리를 문다고 저널은 전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면서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해온 달러 약세가 최근 반전되는 점도 상기시켰다.

따라서 베이징 지도부가 위안 강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더는 여의치 않으리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 18일 위안/달러 환율 연말 목표치를 이전의 6.99에서 6.82로 낮췄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더 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2018년 2분기에는 6.90으로, 위안화 가치가 다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널은 이처럼 장기적으로는 위안이 달러에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관심은 당 대회 후의 위안화 추이에 모인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위안 '국제화' 등과 관련한 시장 환율로의 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핌코의 신흥 아시아 포트폴리오 책임자 루크 스파직은 " 지금의 위안 환율 시스템은 종착역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지도부가 위안화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게임 플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널은 이 때문에 위안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금이 호기라는 개혁론자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정치적 의미가 큰 올해는 아니다'라는 신중론도 베이징 지도부 안에서 만만치 않게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장밍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2년 전 도입에 실패한 위안 환율 전거래일 종가 고시제를 다시 시도할 때가 됐다고 제의했다.

당시 인민은행이 이를 채택하려고 하자, 시장에서 위안화가 투매 되는 바람에 실패했다.

중국 본토의 위안/달러 환율은 등락 폭이 현재 하루 ±2%로 제한돼있다.

저널은 중국이 당 대회 후 위안 절하를 용인하지 않겠느냐는 시장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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