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뉴욕 증시 상승을 따라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5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90엔 대비 0.66엔(0.60%)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75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08달러보다 0.0051달러(0.43%)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8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8.60엔보다 0.21엔(0.16%) 올랐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822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8956달러보다 0.00735달러(0.57%) 약해졌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등 세계 증시 반등으로 전일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나와 엔화에 상승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북한과 미국의 지정학적 긴장, 지표 부진 등으로 내렸다.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관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례 회의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오는 25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연설한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24~26일 열린다.

이날 오전 9시경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는 북한의 강경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지만, 달러화는 큰 영향을 안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주용철 참사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군축 회의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대륙 간 로켓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 자기방어를 위한 적법하고, 합법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맥쿼리의 티에리 A 위즈먼 세계 금리와 외환 전략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까지 최장기간 작전을 하는 중동으로 더 많은 군대를 보내겠다는 아프가니스탄 계획을 내놨다"며 "이 점이 달러 상승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위즈먼은 트럼프의 이 전략은 최근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대표하던 고립주의 경향에서 벗어나 세계화의 흐름에서 주류가 되겠다는 역할 변화라는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 시장 일부는 이날 뉴욕 금융시장 분위기 변화와 관련해,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다시 부상해 친성장정책 실행에 대한 희망을 품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분석가는 "시장을 주도할 의미 있는 경제지표 발표가 없으므로 전일 99년 만에 나타난 완전한 개기일식이 트럼프 행정부의 몰락으로부터 시장의 시선을 멀어지게 했다"며 "증시를 끌어올렸던 친성장정책, 규제완화 등에 대한 트럼프 공약이 달러에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페리는 "시장의 스트레스 지표인 VIX 지수가 다시 떨어지면서 시장의 위험 선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반면 금, 엔화,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은 지지를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러화는 증시가 뒷받침을 받는 동안 안정되기 시작할 것이다"며 "이는 잭슨홀을 앞둔 데다 여름 휴가철 분위기로 시장이 어떤 방향성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유로화는 이날 나온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기 전망에 대한 금융시장 투자자의 신뢰도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화에 내렸다.

독일의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기관 투자가와 시장 분석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경기기대지수가 10.0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4.0을 밑도는 결과다.

이번 달 지수는 지난 7월 수치 17.5에서도 크게 하락했다.

ZEW 경기기대지수는 향후 6개월에 대한 경제 전망을 반영하는 선행지표다.

독일 은행 코메르츠방크는 이번 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유로 강세 우려 발언이 나올 가능성 때문에 유로화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로화는 이달 초에 1.190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은행은 이 고점을 넘어선 수준은 잭슨홀을 앞두고 극도로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네덜란드 은행 ING는 외환 거래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놀라운 정책 발표를 할 가능성 때문에 유로화 과매도(숏) 포지션에 대해서 살짝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는 시장이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이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너무 안일한 태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플로랑 포숑 전략가는 최근 공개된 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록은 물가 전망 때문에 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해서 둘 다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연준은 자산 축소 시작을 곧 발표할 것이고 12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숑은 "또 ECB는 9월이나 10월에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 속에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서 소폭 더 올랐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0.9%에 육박한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 4월 25일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당시 다우지수는 1.1% 올랐다.

반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와 엔화, 금 가격은 이날 내렸다.

외환 전략가들은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25일 예정된 두 중앙은행 수장의 연설로 쏠려 있다며 일부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스위스계 자산운용사인 SYZ는 주요 중앙은행들은 현재 통화정책이 물가를 끌어 올릴 힘이 있고, 필요하다면 물가를 통제할 수 있다고 계속 믿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다양한 구조적 이유로 더 이상 진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는 잭슨홀에서 중앙은행들이 현 통화정책의 부작용을 인식해서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지, 아니면 현 이론적 모델에 따른 정책을 지속하면서 주식과 부동산의 새로운 급등이라는 위험을 초래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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